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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과 소설의 향기/탄생100주년 문인

2012년 탄생 100주년 문학인

by 골든모티브 2012. 6. 23.

2012년 탄생 100주년 문학인

 

 

대산문화재단과 한국작가회의는 ‘2012년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 문학제’를 공동 개최한다.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이한 대표적인 한국 문인을 선정해 그들의 문학 세계를 집중 조명한다. 1912년생으로 올해로 탄생 100년째가 되는 문인으로는 백석·설정식·이호우·정소파·김용호 등이 있다.

 

100년은 한 세기(世紀)다. 한 세기면, 세계는 큰 변혁을 겪는다. 지난 100년은 더욱 그랬다. 대규모 세계 전쟁이 두 차례나 있었다. 한반도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었다. 문학은 변혁에 특히 민감한 예술이다. 지난 100년간 문학은 예민하게 아파했고, 예리하게 비판해왔다.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는 문인들에게 각별한 눈길이 가는 이유다. 2012년 탄생 100주년이 된 한국의 대표적인 작가들을 살펴봤다. 

 

모국어 아름다움 일깨운 백석(시인·1912~95)

평안북도 정주 출생. 오산고등보통학교를 마치고 일본으로 건너가 1934년 아오야마학원(靑山學院) 전문부 영어사범과를 졸업했다. 조선일보사·영생여자고등보통학교(함흥 소재)·여성사 등에서 근무하면서 시작 활동을 했다. 문학동인이나 유파에 소속되지 않고 독자적으로 작품활동을 했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등의 시로 유명한 백석은 당대 시인으로는 드물게 친일시가 없는 시인이다. 분단 과정에서도 납북이나 월북과는 무관하게 만주에서 고향으로 돌아와 북에 남은 시인이다. 재북·월북 문인에 대한 해금조치 이후 백석은 남한 학계에서도 많은 관심을 끌었다.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시가 소개됐음에도 한국인에게 널리 애송되는 시인이며, 많은 학자가 연구 대상으로 삼는 대표적인 시인이기도 하다.

 백석은 주로 1930년대 중·후반에 활동했다. 모국어의 재발견을 통해 특유의 미학을 일궈냈다는 평을 받는다. 독자들에게 알려진 백석의 시편은 100편이 채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시인과 시 연구자, 그리고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백석의 시가 사랑받는 것은 독자들에게 호소력을 발휘하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고려대 고형진 교수는 “백석 시의 매력은 세부적 사물의 명명과 호명으로 명암과 소리 감각의 미학적 완성을 꾀하는 언어에서 찾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색과 명암과 소리가 어우러지는 언어의 향연은 백석의 개별 작품에서 시의 형식을 완전히 지배하기도 하고 부분적으로 이끌기도 하면서 백석 시의 중요한 미적 원리를 형성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백석은 재북 작가로 분류돼 남한 학계에선 잘 다뤄지지 않았다. 분단 이후 30년가량 잊혀졌던 시인이다. 그러나 80년대 이후 문학사 연구를 중심으로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백석 시의 ‘현재성’이 학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동국대 김춘식 교수는 “백석의 시는 식민지 조건에서 탄생한 탈식민주의적 미적 모더니티를 대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한국 문학에서 식민지 체험을 부끄러운 과거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사실이나 기억의 차원에서 가감 없이 객관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문학”이라고 평했다.

▶주요 작품: ‘통영’ ‘고향’ ‘북방에서’ ‘적막강’ 등 / 2012.5.22 중앙일보 정강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