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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과 삶의 향기/문학 산책

20세기 한국 소설의 지형도

by 골든모티브 2008. 8. 7.

[20세기 한국 소설의 지형도] - 우리소설 배경지도

 

이광수·김동인부터 ~ 조경란·하성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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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20세기 한국소설' 50권이 완간됐다. 한국작가 204명의 중.단편 374편이 수록됐다. 이광수.김동인을 시작으로 1996년 등단한 조경란.하성란의 작품까지 망라했다. 최원식.임규찬.진정석.백지연씨가 선집 편집을 책임졌다. 40년간 한국문학의 중추였던 창비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20세기 한국소설을 정리했다는 의의가 있다. 최원식 편집위원은 "기존 정전(正典)에 따르지 않고 오늘에 맞는 작품을 새로 가려 뽑았다"며 "창비판 한국소설의 고갱이"라고 밝혔다.

 

◆ "최고의 단편작가는 이태준"

 

창비 선집 최고(最古)의 작품은 1917년 발표된 이광수의 '어린 벗에게'이고 최신 작품은 구효서의 '시계가 걸렸던 자리'(2004년)다. 구효서의 작품은 21세기에 발표됐지만 작가의 주요 활동시기가 20세기로 분류돼 포함했다.

작가별로 보면 이태준의 작품이 6편 실려 가장 많은 수록작을 기록했다. 이어 김유정.현진건.채만식.박태원.황석영.박완서.김승옥 등 7명의 작품이 5편씩 실렸다. 가장 긴 작품은 150쪽이 넘는 염상섭의 중편 '만세전'이다.

20세기 한국소설을 정리하다 보니 재미난 사실도 몇몇 발견됐다. 박태원의 '방란장 주인'은 문장 하나로 쓰인 소설이다. 원고지 40장 분량에 마침표가 딱 한 번 등장한다. 신채호의 '용과 용의 대격전'은 한국 현대소설 최초로 판타지 문학을 실험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가장 강렬한 삶을 산 작가라면 항일무장투쟁에 참여한 월북작가 김학철이고, 가장 높은 공직에 오른 작가는 대한민국의 초대 법제처장을 지낸 유진오다.

◆ 황순원의 '소나기'가 없네◆

 

창비는 선집 완간과 함께 기준을 공개했다. ▶리얼리즘 계열의 작품을 중심으로 한다▶일반적인 대표작을 따르지 않는다▶월북작가 등 기존 전집에서 소외된 작가를 포함한다 등이다. 그러나 일부 선정 결과는 논란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

우선 '국민소설'로 통하는 황순원의 '소나기'가 빠진 것이다. 임규찬 편집위원은 "이태준의 단편 '까마귀'의 아동용 버전이란 판단과 '소나기'가 대표작으로 불리는 걸 꺼렸던 작가의 의견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문열의 작품이 세 편만 실린 것도 의외다. 창비 측은 "수록작 세 편이 모두 중편 분량이어서 편수를 조정했다"고 해명했다. 반면 김승옥은 5편이 수록됐다. 수록편수 4편 이상의 작가는 모두 20명이었다. 60년대 작가라지만 거의 무명이었던 백인빈이 포함된 것도 뜻밖이라는 반응이다. 현재 활동 중인 문학평론가들에게도 백인빈은 낯선 이름이었다.

최인훈은 개인전집 이외의 선집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백민석은 절필을 이유로 작품 수록을 사양했다. 김훈은 95년 등단했지만 제외됐다. 20세기에 주요 작품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진정석 편집위원은 "작가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문학사적 가치를 부여한 것"이라며 "최근 작품일수록 내부 이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 문학 선집 봇물

 

문학 선집 출간은 한국문학사를 새로 쓴다는 의의가 있다. 그러나 최근 봇물처럼 쏟아지는 문학 선집은 수능용 시장을 노린 기획출판이란 지적도 뒤따른다.

창비 선집의 주요 특징이 바로 청소년 눈높이에 맞춘 친절한 해설이다. 권마다 중.고교 국어교사 50여 명과 전문연구진 50여 명 간의 e-메일 인터뷰를 실어 작품의 이해를 도왔고, 작가 연보.수록작 연표부터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소설 목록'등 주제별 분류까지 정리한 별책부록 '20세기 한국소설 길라잡이'도 만들었다.

문학과지성사도 이태 전부터 50여 권 완간을 목표로 '한국문학전집'을 출간하고 있다. 최근 이기영 단편선 '민촌'을 내면서 28권째 권을 발간했다. 이외에도 문지는'한국문학선집 1900 ~ 2000'(전5권)도 곧 완간한다. 각 권 1500여 쪽의 분량으로 시편.소설편(2권).북한문학편(2권) 등으로 구성된다.

이외에 민음사의 '오늘의 작가 총서'는 최근 26번째 시리즈가 나왔고, 범우사도 한국문학전집을 펴내고 있다. 한국문학만 선집 유행을 타는 건 아니다. 민음사와 열린책들의 세계문학 시리즈는 여전히 꾸준하고, 도서출판 나라말의 중.고교생 대상의 '국어시간에 고전읽기'시리즈도 최근 등장했다./손민호 기자 /중앙일보,2006.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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