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초문학상1 허형만 시인 공초문학상 수상 산까치ㅡ허형만 보슬비 오시는 날 날마다 찾아가는 산길을 걷는데 저만치 산까치 대여섯 마리 보슬보슬 젖는 길에서 신나게 뛰놀고 있다 나도 함께 뛰고 싶어 우산을 접고 비에 젖으며 가만가만 다가가는데 눈치 빠른 산까치들 후르르 나뭇가지 위로 날아오른다 하이고, 못 본 척 그냥 되돌아갈 걸 미안해하며 비에 젖어 걷는다 젖어라 시여 심장 깊이 젖어라 시여 산까치도 젖으며 노래하나니 산딸기도 젖으며 붉게 익나니 보슬보슬 젖은 시는 부드럽나니 젖어라 시여 뼛속까지 젖어라 시여 “시인이 다루는 언어는 이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생명체입니다. 순도 높은 언어, 그 본질을 시의 용광로에서 달궈야 하죠. 이를 통해 우주 삼라만상 앞에 겸손한 시가 돼야 합니다.” - 허형만 시인 “시인에게는 시대정신을 작품에 어떻게 녹일지 .. 2021. 6. 1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