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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과 삶의 향기/문학 산책

윤동주의 하늘과 땅과 별과 시를 기리는 집

by 골든모티브 2011. 6. 23.

땅집 / Earth House

- 윤동주의 하늘과 땅과 별과 시를 기리는 집-

 

집은 하늘 집이다. 땅 속에 박힌 14m × 17m의 콘크리트 박스는 아직 땅 위로 태어나지 않은 채로 6평의 작은 집과 마당을 머금고 있다.

 

그 '작은 집' 은 마당을 향하고 마당은 하늘을 향해 열려있다. 마치 절박했던 시대의 윤동주의 詩가 항상 미래를 향하여 희망적이엇던 것처럼……

 

그리고 그가 '미래에 대한 희망' 을 자기 자신에 대한 절제와 성찰을 통하여 이루고자 하였던 것과 같이 땅 집은 이시대의 '우리' 를 돌이켜 볼 수 있는 집이었으면 한다.

 

그 돌이켜보고자 함은 '나' 의 '나' 에 대한 돌이킴이며 절제이고 성찰이며 마음가짐이자 몸가짐일 것이다. 그의 서시(序詩)에서 말하는 것과 같이

 

서시(序詩)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윤동주 1941. 11>

 

 

'땅집'의 마당에는 미래를 향한 빛이 있고 하늘이 잇다. 그 하늘과 빛은 7m 사각의 빈 공간 속으로 들어오고 또 그 사각은 삼면으로 둘러쳐진 두터운 콘크리트 벽과 한 면의 다짐 흙벽(rammed earth wall)으로 만들어 진다. 콘크리트 벽은 35cm의 두터운 것으로 영구히 그 곳에 있을 것이다. 돌 가루에 열을 가해 갈아 만든 가루에 물을 섞어 부으면 오랫동안 단단히 남을 콘크리트 벽체가 된다. 그리고 그 곳곳의 틈으로 나무 조각이 끼워져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석어가게 될 것이다.

 

'썩는다는 것' 은 또 다른 한편으로는 '태어난다는 것' 을 의미한다. 미생물의 태어남, 그곳에 바람과 함게 날아와 앉을 흙가루, 꽃 가루, 씨앗 등의 새로운 생명에 대한 밑거름으로……

 

나는 한 건축가이기 전에 한 사람으로서 또한 생명체로서 이 곳을 만들고 곧 가만히 들여다 볼 수 있을 여유를 가지고 싶다. 그리고 그 한 평짜리 방과 서재, 욕실, 부엌에서, 또 밖의 하늘과 그 땅, 흙마당에서 달을 보고 싶다. 파아란 바람이 부는 사각 하늘 속 가을을 보고 싶다. 그리고 그 곳에서 나는 윤동주의 '자화상' 과 '쉽게 쓰여진 시' 와 같은 이 시대의 희망을 노래하고 싶다.

 

자화상(自畵像)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追憶)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윤동주 1939. 9>

 

 

쉽게 씌어진 시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天命)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볼까.

 

……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윤동주 1942. 6>

 

[김수근 문화상 수상작 전시]

조병수 : 땅집 / Earth House - 윤동주 서재, 2개방 명상실, 마당(시낭송), 김수근 25주기 기념식

2011년 6월 14~23일 / 소극장 공간사랑(공간사옥)

조병수 건축연구소, 양평 땅집, 강서문협, 김동기

 ☞ 사)강서문인협회에서 매년 윤동주  땅집에서 시와 산문 낭송회를 개최한다

 

▼ 윤동주 땅집 내부 1평 방

▼ 윤동주 땅집 외부 모습 

 

[땅집은 하늘집이다]

"집도 언제든 땅으로 돌아갈 수 있게"


서재와 2개의 명상실은 지면 3m 아래에 있다. 반듯하게 파낸 직사각형 구덩이 사방으로

흙벽을 다진 뒤 콘크리트 벽체를 세우고 표면에 잣나무 조각을 붙였다.

시골 흙 마당과 나무대청을 가지런히 땅 밑으로 ‘내려 앉혀’ 담은 모습이다.

건축가 조병수박사는 경기 양평군의 ‘땅집’에 ‘윤동주의 하늘과 땅과 별을 기리는 집’이라는

부제를 붙였다. 그는 이곳에서 해마다 강서문협과 함께 시 낭송회와 음악회를 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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