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김동기
시와 수상문학(2012 가을호)
길거리 커피숍 유리 너머로
낯선 사내가 정물화처럼
정지된 모습이다
가까이 다가가 어루만지니
내가 화들짝 놀란다
생기 없는 얼굴
삶에 지친 몸짓
또 다른 자아가 나를 향해
웃고 있다.
내 마음은 아직 청춘인데
유리 너머 사내는 벌써 불혹이다
지금의 내가 나인가
유리 너머 사내가 나인가
참, 알 수가 없다.
햇살 같은 삶
여명사이로 반짝이는
한 줄기 해맑은 웃음
푸른빛의 소리에 눈이 멀다
간밤에 내린 작달비
더위는 소스라쳐 놀라 뒷걸음질치고
아침 밥상에
온통 청아한 소리 가득하다
길거리 차들도 하얀 햇살 반가워
눈부신 자태 뽐내며
윙크하기 분주하다
장밋빛 햇살 받은 수목들
아침이슬 털어내고
자신의 몸을 과시하듯
한 줄기 따사로운 햇살처럼
오롯이 빛나는 삶이 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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