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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과 추억의 여행/중국과 일본 여행

중국 역사문화 탐방

by 골든모티브 2009. 8. 9.

 

중국 역사문화 탐방

 

 중국은 2008년 베이징(北京) 올림픽으로 13억 중국 대륙의 100년만의 꿈을 이루고 세계 속의 중국의 위상을 확인한데 이어 2010년에는 상하이(上海) 엑스포(Expo, 세계박람회)로 또 한 번 중화민족의 부흥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로 삼으려 한다.

 중국 속담에 “100년 역사를 보려면 상하이로, 1000년을 보려면 베이징으로, 3000년을 보려면 시안으로, 5000년을 보려면 허난을 가봐야 한다(一百年歷史看上海, 一千年歷史看北京, 三千年歷史看西安, 五千年歷史看河南)”는 말이 있다.

 

 1차 탐방지로 100년의 역사와 엑스포가 열리는 상해를 중심으로 물의 도시 서당, 항주의 서호 10경을 선정하여 아시아나 항공에 몸을 실었다. 상해에 도착하자 황푸강(黃浦江)이 흐르는 옆으로 아시아 최고의 타워 동방명주(468m)가 제일 먼저 반겨준다. 그 주변의 초고층 마천루들은 마치 세계 건축 박람회라도 열듯이 저마다 다양한 건축양식을 뽐내고 있다. 중국의 맨하탄, 동방의 파리란 별칭에 걸맞게 기발한 디자인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건물과 마천루가 하늘을 찌를 듯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기괴한 모습의 빌딩들은 상해 스카이라인을 점령하며 외탄(外灘)과 황푸강의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상해만의 상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상해에서 사람 구경하고 북경에서 벽돌 본다’고 한다. 거리에는 자동차의 홍수와 온 중국인들을 다 모아 놓은 듯한 사람들로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고 있고 수많은 자전거와 인력거 타는 모습이 서울과는 달라 다소 이채롭다.

   

   

 

 

 

첫째날 중국속의 작은 한국 (임시정부 : 臨時政府)

 

 상해는 한국인에게는 임시정부의 흔적이 남아 있는 각별한 도시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90주년을 맞이하여 마당로(馬當路)에 있는 임시정부를 찾았다. 낡은 건물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좁은 골목길 사이로 3층 벽돌집이 보이고 임시정부청사임을 알 수 있는 현판 안내문이 눈에 띈다. 사전 자료조사를 통해서 짐작은 했지만 이렇게 초라한 작은 청사와 열악한 주변 환경을 대하니 실망스러움과 함께 울컥 화가 치밀어 오른다. 골목 입구와 주변건물은 재개발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지 온통 공사판이다. 벽돌을 깨는 인부들과 철근 구조물이 모래와 뒤섞여 너저분하게 널려 있어 하마터면 청사 입구를 그냥 지나쳐 버릴 뻔하였다.

 

 좋지 못한 첫인상과 어수선한 분위기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런 와중에 현지 관리인의 안내를 받아 전시관 안으로 들어갔다. 마음을 다 잡으며 실내화를 갈아 신고 1층에서 짧게 비디오 시청을 하고 관리인의 설명을 들었다. 이 건물도 상해시의 도심재개발 계획에 따라 전면 철거될 위기에 놓였는데 한국과 중국의 우호 상징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원형대로 보존된다고 한다.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곳은 1926년부터 윤봉길 의사(義士)의 상해 의거(홍구공원 虹口公園)가 있었던 1932년 직후까지 청사로 사용했던 곳이다. 당시 쓰였던 가구, 서적, 자료, 사진 등이 2층 백범(白凡) 김구선생 집무실과 3층 전시관에 전시되어 있었다. 옷깃을 여미고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독립정신을 되새기며 청사안을 관람 하였다. 그러나 해외 독립운동의 본거지로써 광복군 창설 등 독립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하였다는 임시정부청사의 규모가 너무 작고 관리가 소홀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올해는 1909년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哈爾濱) 역에서 조선침략의 원흉 이토히로부미(伊藤博文)를 사살한지 100년이 되는 해다. 안 의사 의거 100주년과 순국 100주년이 이어지는 뜻 깊은 시절을 맞아 안중근 기념관 건립기금을 모금하고 있는 중이다. 건립비용은 정부에서 130억을 지원하고 국민성금으로 20억 정도를 충당한다고 한다. 그런데 한 중국인이 “안 의사는 한국인뿐만 아니라 중국인, 나아가 세계의 모든 사람이 기념해야 할 영웅” 이라며 3000만원을 기탁했다고 한다. 존경스럽고 마음 훈훈한 이야기이며 좋은 귀감이 될 것이다.

 임시정부청사도 정부 차원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보존과 관리가 필요하며 기금마련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벽돌 한 장 놓고 기와 한 장 올린다는 마음으로 국민 모두가 동참해 나간다면 뜻 깊은 사업은 물론이려니와 이곳을 찾는 청소년들에게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역사적 현장에 대한 보존의 의미와 애국정신을 일깨워 주는 교육적인 체험의 장이 될 것이다

   

   

 

 

둘째날 살아 숨 쉬는 수향(水鄕)마을 서당(西塘)

 

 중국 강남의 8대 고진(古鎭)으로 손꼽히는 서당은 1000년 전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해 지금까지 예전 모습의 전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쪽배를 타고 마을을 종횡으로 가로 지르며 수로를 따라 좌우로 아름다운 옛 고을의 풍경을 감상하면서 노를 젓는다.

 한 폭의 수묵담채화 같은 수변마을 분위기가 베니스(Venice)를 연상하게 한다. 집 앞 돌계단에서 빨래를 하는 아낙네들, 아름다운 풍경을 화폭에 담고 있는 예비 화가들, 홍등과 창살문 드러난 즐비한 반점과 객잔의 가옥들, 예술품 같은 아치형 다리위에서 사진 찍기에 정신없는 관광객들, 선상의 카페 등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간다. 정말 평화롭고 낭만적인 수향의 모습이다. 이처럼 그림 같은 수로를 따라 세워진 이채로운 집들과 원시적인 건축물은 중국 역사문화의 살아있는 천년고진임에 틀림없다.

 관광객들이 가장 북적대는 곳으로 다가섰다. ‘가마우지’를 이용하여 낚시를 하는 중이다. 까만 잿빛의 목이 긴 오리처럼 생긴 가마우지가 목 아래 부분이 끝으로 묶여 있는 채로 쪽배위로 고기를 잡아오면 어부가 목에 걸려 있는 물고기를 꺼내고 있었다. 이것은 이기적이며 잔인한 낚시 방법이어서 중국 당국에서 금지 했다고 하는데 이곳에서는 관광수입과 생계를 위해 아직도 행해지고 있다고 한다.

 

 발길을 돌려 서당의 또 다른 매력인 수많은 골목길로 들어섰다. 중국의 옛 정취가 느껴지는 오래된 집들과 현지인들의 생활모습이 그대로 전해지는 끝없이 늘어선 골목길의 풍경이 다가온다. 카메라 렌즈를 어디에 둬야할 지 무엇부터 담아야 할 지 모를 지경이다. 좁은 길의 양쪽에 늘어서 있는 다양한 상점들이 올망졸망 줄지어 있고 앙증맞은 관광 상품과 다양한 만물상의 모습들을 대하니 꼭 동화나라에 들어온 기분이다.

 마을 안의 단추 박물관(다양한 단추와 조개단추를 만드는 과정을 볼 수 있으며 서당에만 500여개의 단추공장들이 있고 중국 전체 생산량의 40%를 차지한다고 한다), 뿌리 박물관(모든 작품들이 뿌리를 이용해 조각한 것으로 항주 출신인 작가 장정의 많은 작품이 기네스북에 올라있다), 영화 미션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3 와 드라마 카인(Cain)과 아벨(Abel)의 촬영지를 둘러보고 잠시 여유를 가지며 차 한 잔 기울이고 있는데 여기저기서 호객행위가 벌어진다.

 

 초두부(臭豆腐 : 두부에 곰팡이 설 정도로 발효시킨 두부튀김)를 먹어 보라고 자꾸 권해서 한 입 먹다가 코를 찌르는 고약한 냄새 때문에 구토할 뻔 했다. 어찌나 역하고 썩은 냄새가 나는지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특이한 음식인 것 같다. 길가는 행인들이 웃으며 코를 싸쥐고 뛰어간다. 현지인들에게는 인기 있는 간식이며 즐겨 먹는다고 한다. 예전에 지인이 알싸하게 톡 쏘는 맛과 독특한 암모니아 냄새 때문에 삭인 홍어를 먹지 못하고 코를 막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버린 일이 생각나 빙그레 미소를 머금는다. 그 심정을 이제야 이해할 것 같다.

 

 

 

 

 

셋째날 서호(西湖)의 매력

 

 서호는 월나라 절세미인 서시(西施)에 비유해서 서자호(西子湖)라고도 불린다. 서시의 미모에 물고기가 헤엄치는 것조차 잊은 채 물밑으로 가라앉았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중국의 1위안 지폐 뒷면에 항저우(杭州)의 서호(西湖)가 배경으로 그려질 정도로 서호는 아름답고 볼만한 곳이다. “항주에 서호가 없었다면 항주를 갈 이유가 없을 정도라 한다.”

 배를 타고 서호를 유람하며 풍류를 즐긴다. 유람선은 2층으로 이루어졌고 지붕은 황색의 기와를 올려 마치 집 한 채가 떠다니는 모습이다. 유람선에서 바라본 서호 주변의 모습은 절경 그대로였다. 버드나무와 정자, 누각과 사원, 탑 등이 주위의 자연과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다.

 

 소동파(蘇東坡)의 적벽부(赤壁賦)가 생각나 한 수 읊어 본다.

<淸風徐來, 水波不興......, 白露橫江, 水光接天> “맑은 바람은 서서히 불어오고 물결은 잔잔한데......, 흰 이슬은 강을 건너고 물빛은 하늘에 맞닿아 아득히 멀구나”

 

 정말 기막히게 어울리는 시구 아닌가? 솔솔 부는 시원한 바람에 젖어 사람마다 취하니 나도 한잔 기울이노라. 신혼부부처럼 보이는 연인이 작은 쪽배를 타고 바람과 물결에 몸을 의지한 채 유유히 노래를 부르며 뱃놀이를 즐기고 있다. 얼마나 부럽고 질투나는 장면인가? 저 연인들은 서호를 다 품은 듯한 기분일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서호 11경이라 칭하고 싶다.

 

 멀리 보이는 성황각(城隍閣)을 뒤로 하고 소동파 시인의 낭만과 서민들의 애환이 스며있는 동파육(東坡肉) 요리를 맛보기로 한다. 서호를 관광한 후에는 꼭 항주 명물요리인 거지닭(叫花鷄)과 함께 동파육을 먹어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이다. 우리의 삼겹살처럼 비계와 살덩이가 섞인 형태의 네모난 두터운 고기를 간장에 조린 것이라 생각하면 틀림없을 것이다. 아삭한 청경채에 싸서 먹는데 맛은 조금 부드럽고 담백하나 역시 우리의 삼겹살이나 족발에는 미치지 못한 것 같다. 명성에 비해 조금은 실망이다.

아쉬운 마음에 호수의 바람을 맞으며 찻방에 앉아 짙은 향과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라는 용정차(龍井茶)를 찾아 음미하니 마치 날개가 돋아 신선이 되어 서호의 주인 행세를 하는 것 같구나.

 

“호의(縞衣) 현샹(玄裳)이 반공(半空)의 소소 뜨니,

셔호(西湖) 녯주인을 반겨셔 넘노는 듯“ 

 송강(松江)은 관동별곡(關東別曲)에서 옛날 송나라 때 서호처사(西湖處士)라고 불리던 임포(林逋)가 서호에서 매화와 학과 더불어 노닐었다는 고사를 인용하여 자신을 임포에 비유하고 있지만 서호의 참모습을 보지 못한 송강은 나와 비길 것이 못되는 것 같다

 

낮보다 아름답다는 서호의 야경, 달빛에 저린 환상적인 풍광을 보지 못함이 못내 아쉽고 안타까웠지만 일정상 어찌할 수 없어 훗날을 기약하기로 하자. 글/2009.8.8

 

일정표 

상해 역사문화탐방FIN.xls

상해 역사문화탐방FIN.x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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