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학이 태어난 자리17

문학이 태어난 자리-이승수 삶의 자리로 문학이 들어왔다 문학이 태어나는 자리-이승수 | 산처럼 시대가 엄혹할수록 사람들은 지치고 고단한 마음을 위무(慰撫)해줄 무언가를 찾는다. 좋은 예술작품은 시간을 초월하는데, 특히 텍스트로 존재하는 문학은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기에 오랜 세월 사람들에게 안식을 주곤 한다. 그러.. 2009. 1. 30.
[문학이 태어나는 자리](27) 고독 [문학이 태어나는 자리](27) 고독-선택의 순간 남겨진 외톨이의 처절한 독백 지난해 덴마크의 연극 배우 카이 에릭 브레드골트가 한국을 찾았던 결정적인 이유는 김홍도의 풍속화 ‘서당’에서 느낀 동질감 때문이었다. 그는 선생과 아이들이 웃고 있는 가운데 혼자 울고 있는 아이에게서, 어릴 때부터.. 2008. 7. 19.
[문학이 태어나는 자리](26) 죽음 [문학이 태어나는 자리](26) 죽음-죽음을 슬퍼하면서 삶을 통찰하고 다시 희망을 빚는다 무서운 깊이 없이 아름다운 표면은 존재하지 않는다. 니체(1844~1900)가 바그너에게 보낸 ‘비극의 탄생’ 최초의 서문에서 그리스 예술을 가리켜 한 말이다. 숲속에 맑은 호수가 있다. 어둠이 걷히고 햇빛이 비치자 .. 2008. 7. 12.
[문학이 태어나는 자리](25) 비애 [문학이 태어나는 자리](25) 비애-결핍에서 출발 허무로 귀착하는 비극뿐인 자괴감 김수영은 말했다. 시인은 모든 면에서 백치가 될 수 있지만, 단 하나 시인을 발견하는 일에서만은 백치가 아니라고. 윤대녕의 소설 ‘천지간’은 죽음만이 죽음을 알아보는 세상 이치를 잘 보여준다. 병자의 눈에는 병.. 2008. 7. 5.
[문학이 태어나는 자리](24) 한적(閑寂) [문학이 태어나는 자리](24) 한적(閑寂)-세상 모든 움직임 그곳 고요함에서 비롯되었어라 일은 사방에서 예고 없이 터지고 야근의 연속이다. 그 사이 집안에는 제사가 있다. 전자 우편함에는 소명서를 청구하는 편지가 와있고, 책상 위에는 세금 고지서가 놓여있다. 새벽 3시에 잠자리에 들어 겨우 눈을 .. 2008. 6. 28.
[문학이 태어나는 자리](23) 신념 [문학이 태어나는 자리](23) 신념-깨어있는 양심 혼탁한 세상 속 갈 길을 밝히다 사마천은 말했다. 사람은 한 번 죽게 마련인데, 어떤 것은 태산보다도 무겁고 어떤 것은 기러기 털보다도 가벼우니, 이는 삶의 지향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마찬가지로 사람은 누구나 똑같은 언어를 사용하지만, 어떤 말에.. 2008. 6. 20.
[문학이 태어나는 자리](22) 동경 [문학이 태어나는 자리](22) 동경-나는 꿈꾼다 미지의 세계를 고로 나는 존재한다 마쓰오 바쇼(松尾芭蕉, 1644~1694)는 조각구름 몰아가는 바람결에 이끌려 방랑하고픈 생각이 끊이지 않아 1689년 봄부터 가을까지 다섯달 남짓 도보로 여행했다. 몇 년 뒤 그는 여행지 오사카에서 죽으면서 아래 시(하이쿠).. 2008. 6. 13.
[문학이 태어나는 자리](21)우정 문학이 태어나는 자리](21) 우정-나를 알아주는 사람 말없이 통하는 사람 그대는 ‘벗’이다 성운(1497~1579)은 속리산 품에서, 조식(1501~1572)은 지리산 자락에 살았다. 하루는 속리산에서 지리산 자락의 조식을 찾아온 사람이 있었다. 성운의 편지를 가져온 것이다. 조식은 그를 기다리게 해놓고 답장을 썼.. 2008. 6. 6.
[문학이 태어나는 자리](20)이별 [문학이 태어나는 자리](20) 이별-돌아오라차마 말 못하는 보내는 이여 모래밭에 말 세우고 배 오기를 기다리는데 / 한 줄기 안개 물결 만고에 시름겹네 / 산들이 평지 되고 모든 물 마른다면 / 이 세상 이별 사연 그제야 그치리라. (沙汀立馬待回舟, 一帶煙波萬古愁. 直得山平兼水渴, 人間離別始應休.) .. 2008. 5. 30.
[문학이 태어나는 자리](19)유폐 [문학이 태어나는 자리](19) 유폐-나를 가둬두는 벽을 끊임없이 감지하고 자유 꿈꾸는 날갯짓 바람이 분다. 먹구름이 자욱하다. 세상은 겹겹 벽으로 둘러싸인 황량한 감옥이다. 나는 여기서 한 발짝도 벗어날 수 없다. 퇴근길 버스 안에서 문득 일어난 유폐감에 나는 추워졌다.감옥이나 정신병원이 실제.. 2008. 5. 23.
[문학이 태어나는 자리](17)사랑-영혼을 감싸안고 마음을 어루만져 [문학이 태어나는 자리](17) 사랑-영혼을 감싸안고 마음을 어루만져 삶을 바꾸는 묘약 재일동포 가수 이정미에게 고향은 천한 직업을 가졌던 엄마와 술에 절어 살았던 아버지, 조국의 아픈 역사와 방황하던 삶의 기억이 있는 곳이다. 그녀는 일본에서 한국인으로 살기를 다짐했고, 그때부터 많은 일본 .. 2008. 5. 10.
[문학이 태어나는 자리](16) 풍자-분노 내려놓고 여유를 [문학이 태어나는 자리](16) 풍자-분노 내려놓고 여유를 입은 뒤 비수를 품다 누이야 / 풍자(諷刺)가 아니면 해탈(解脫)이다. -김수영, ‘누이야 장하고나!’ 1961년 8월, 5·16군사정변 직후 발표되어 두고두고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이 수수께끼 같은 구절을 나는 이렇게 푼다. 삶은 알 수 없는 거.. 2008. 5. 3.
[문학이 태어나는 자리]⑮ 분노-세상을 바꾸는 힘 [문학이 태어나는 자리]⑮ 분노-노여움 곰삭여서 문장으로 풀어내 세상을 바꾸는 힘 기원전 92년쯤 감옥에 갇혀 사형을 기다리던 임안(任安)은 사마천에게 편지를 보내, 황제에게 현사(賢士)를 추천해 줄 것을 부탁했다. 임안은 적극적인 간언으로 자신을 구해줄 사람이 필요했던 것이다. 당시 사마천.. 2008. 4. 25.
[문학이 태어나는 자리]⑭ 해학-삶을 구원하는 웃음의 미학 [문학이 태어나는 자리]⑭ 해학-마음의 상처 다독이며 삶을 구원하는 웃음의 미학 박공습은 빈한해도 술을 좋아했다. 하루는 손님이 왔는데 술이 없어 영통사에 사람을 보냈다. 영통사 승려는 두루미에 시냇물을 가득 담아 마개를 단단히 하여 보냈다. 박공습은 돈 한 푼 안 들이고 두 말 미주를 얻었.. 2008. 4. 19.
[문학이 태어나는 자리]⑬ 광기-광인의 시선 빌려 [문학이 태어나는 자리]⑬ 광기-광인의 시선 빌려 세상의 허위·모순 날카롭게 드러내다 명료함의 유혹이 있다. 모든 건 명료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증이 있다. 모든 문제에는 분명한 답이 있어야 한다는 믿음이 있다. 나의 앎과 믿음에 종속되지 않는 세계가 있다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총명함이 .. 2008. 4. 11.
[문학이 태어나는 자리]⑪ 풍류-농염한 달빛에 겨워 [문학이 태어나는 자리]⑪ 풍류-농염한 달빛에 겨워 마음을 읊조리면그대로 한 편의 詩 봄 숲은 흥분되어 있다. 꿈틀거리며 사랑의 행위를 준비하고 있다. 볕은 대지를 유혹하고 바람은 부드러이 나무들을 어루만진다. 새들의 소리에서는 구애의 관능이 묻어나온다. 바야흐로 짝짓기의 계절이고 바람.. 2008. 3. 29.
[문학이 태어나는 자리](10) 모순-눈물로 깨달은 존재의 진실 [문학이 태어나는 자리]⑩ 모순 눈물로 깨달은 존재의 진실,어긋남 다함없이 흐르는 산 아래 시내 / 산속의 스님에게 보시를 하네 / 각자 바가지 하나 지니고 와서 / 모두가 온 달빛을 담아 가누나. 無盡山下川, 普供山中侶. 各持一瓢來, 總得全月去. 이태준이 ‘무서록’에서 추사 김정희의 작품으로 .. 2008. 3.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