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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의 향기/애송 사랑詩

가장 아름다운 사랑시

by 골든모티브 2008. 11. 19.

가장 아름다운 사랑시 

 

네티즌이 뽑은 최고의 사랑시는 김소월의 '먼 훗날'

 

순위  시인   작품명      시의 도입부

01     김소월 먼 훗날 -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의 내 말이 잊었노라

02     한용운 사랑하는 까닭 -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03     유치환 행복 - 사랑하는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04     서정주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같이 - 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섭섭치는 말고 좀 섭섭한듯만 하게

05     황동규 즐거운 편지 -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06     도종환 옥수수 밭 옆에 당신을 묻고 - 견우직녀도 이 날만은 만나게 하는 칠석날

07     김남조 그대 있음에 - 그대의 근심 있는 곳에 나를 불러 손잡게 하라

08     신경림 가난한 사랑 노래 -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09     정현종 갈증이며 샘물인 - 너는 내 속에서 샘솟는다 갈증이며 샘물인 샘물이며 갈증인 너는

10     김수영 거미 - 내가 으스러지게 설움에 몸을 태우는 것은 내가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네티즌들은 사랑하는 이를 결코 잊지 않겠다는 맹세를

역설의 언어로 갈파한 김소월의 〈먼 훗날〉을 올 가을 최고의 사랑시로 선택했다.

예스24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가장 아름다운 사랑시를 찾습니다〉라는 이벤트 코너를 열고,

조선일보에 연재될 사랑시들을 대상으로 네티즌 인기투표를 하고 있다. / 조선일보,2008.9.22

 

 

1. 먼 훗날 - 김소월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을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대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때에 "잊었노라"

2. 사랑하는 까닭 - 한용운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홍안만을 사랑하지만은
 당신은 나의 백발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미소만을 사랑하지만은
 당신은 나의 눈물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건강만을 사랑하지만은
 당신은 나의 죽음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3. 행복 - 유치환


 -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방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 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4.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같이 - 서정주


 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섭섭치는 말고
 좀 섭섭한 듯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 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 아니라
 한두철 전
 만나고 가는 바람 같이...

5. 즐거운 편지 - 황동규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 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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