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 효과' 여성 중견작가가 뜬다
2030여성 압도 적지지… 상반기 국내 소설 판매 순위 50위 중 9개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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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경향으로 시대적 변화에 적응
올해 상반기 온·오프라인 소설 판매 순위를 보면 40대 여성작가들의 활약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교보문고가 집계한 상반기 국내 소설 판매 순위에서 상위 50위 작품 중 9개 작품이 40대 여성작가의 작품이다. 온라인 서점 예스24가 집계한 상반기 국내 문학 판매 순위를 보면 상위 100위 작품 중 13개 작품이 40대 여성 작가의 작품이다. 예스 24의 문학담당 MD 이지영 대리는 “예스 24의 집계는 청소년, 에세이 등 문학작품 전반 집계한 결과다. 본격문학 작품만을 집계한다면 40대 여성작가의 비율은 더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표 참조)
40대 중견 여성작가들의 공통점은 90년대부터 여성과 가족 등을 소재로 여성작가로서 입지를 굳혀왔다는 것이다.
문학평론가 정혜경은 계간 <문학수첩>에 기고한 ‘가족 서사의 재구성, 그 지난한 탈주’에서 “90년대 서하진, 김인숙, 은희경, 김형경, 차현숙, 전경린, 권지예 등이 급격히 변화해가는 한국 사회의 구체적인 현실을 반영하고 비판적으로 성찰하기 위해 자발적인 가족 해체의 서사를 시도했다”고 말한다. 그는 90년대 중견 여성작가들의 서사는 사회 변혁의 열망이었고 전복적 에너지를 갖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후의 작품에서도 가출, 이혼, 불륜의 서사가 반복되면서 남성에 대한 양극화된 이해, ‘집’을 중심으로 한 이분법적 구도를 고착시키기도 했다고 지적한다.
2000년대 들어 이들의 작품은 변화한 사회와 독자의 요구에 맞춰 각자의 개성을 가지게 된다. 문학평론가 강진호는 “인간관계의 이면을 날카롭게 통찰하는 은희경의 소설, 여성이라는 비극적 존재가 벌이는 치열한 몸싸움의 흔적을 곳곳에서 보여주는 전경린, 그물로 짠 듯한 정교한 문체와 삶을 응시하는 이혜경 등 어느 하나의 경향으로 묶을 수 없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이밖에도 공선옥은 자연과 환경, 소외된 자들의 이야기를, 90년대 페미니즘 문학의 대표적인 작가였던 공지영은 사형제와 새로운 가족형태 등 사회변화 양상을 보여주는 작품들을 발표해왔다. 따뜻한 시선으로 현대인의 내면을 표현했던 작가 신경숙은 지난 해 6년만 작품 <리진>을 통해 19세기 한말의 다양한 인간군상을 소개했다.
■ 2030대 여성들의 멘토
이들 중견 여성작가의 독자는 주로 20~30대 여성이다. 교보문고 홍보팀 진영균 씨는 “20~30대 여성은 출판계에서는 블루칩과 같은 독자층이다. 경제력을 갖춘데다 문화적 욕구가 많아 이들의 관심은 곧 책 매출로 이어진다. 이들을 대상으로 출간된 책은 다른 책보다 2~3배 판매가 높다”고 말했다. 예스 24의 이지영 대리도 “20~30대 여성 독차 비중이 압도적이다. 30대 직장여성 비중이 가장 높고, 20대 여성이 뒤를 잇는다. 남성작가의 독자층 역시 여성 비중이 높긴 하지만, 소설을 거의 읽지 않는 40대 남성 독자층이 있는 등 보다 다양한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고 밝혔다.
40대 중견 여성작가의 약진에서 눈여겨 볼 점은 ‘공지영 효과’다. 작가 공지영은 지난 해 말 출간한 <즐거운 나의 집>과 올 상반기 출간한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이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교보문고 집계의 국내소설판매 50위 내에는 3권이, 예스24 집계의 국내 문학판매 100위 내에는 4권이 공지영의 작품이다. 교보문고의 홍보팀 진영균 씨는 “공지영의 <즐거운 나의 집> 판매량은 2위를 차지한 박완서의 <친절한 복희씨> 판매량의 2.2배를 차지한다”고 덧붙였다.
출판 전문가들에 따르면 중견 여성작가의 독자 중 30대는 특정 작가의 팬인 경우가 많다. 20대에 그들의 작품을 처음 접한 후로 신간이 나올 때마다 꾸준히 찾아 읽는 독자들이다. 30대 여성 독자들은 20대에 열광적 지지를 보냈고, 30대에는 공감과 믿음으로 지켜보기 때문에 다소 실망스러워도 30대는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
20대 층은 중견 여성작가들을 일종의 멘토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예스 24 이지영 대리는 “공지영 등 남과 다른 삶을 살면서도 사회적으로 큰 성공을 이룬 그들의 커리어가 젊은 독자층에게 어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주간한국,2008.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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