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논술 교육강화 밤샘 책읽기 대회
김기택시인 초청 강의 - 시 읽기의 즐거움
시도 소설처럼 즐겁고 재미있게 읽을 수 없을까?
어떻게 하면 시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까? 시를 읽고 즐거워야 하는데 비유니, 상징이니, 주제 등을 따지며 공부해야 하니 시가 어렵고 골치 아픈 것 아닌가.
시는 어린이와 같은 태도로 감각을 활용해서 감상하면 재미있다. 어떤 아이가 '분수'를 보고 "하나님이 무척 목마른가 보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 발상이 창조적이며 자유롭다. 이처럼 어린이는 의미가 확정된 말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마음대로 말을 만들면서 생각한다.
워즈워드는 '무지개'라는 시에서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 했다. 어린이의 유연하고 자유로운 상상력은 어른이 배울 만한 것이다. 시를 쓴다는 것은 바로 어린이와 같은 태도를 갖은 일이다. 시인은 사전에 정해져 있는 말이 아니라 그 뜻이 정해져 있지 않은 말, 다른 의미들이 풍부하게 내포되어 있는 말을 쓰고자 한다.
"시의 언어는 어린이의 말을 닮았다. 어린이는 선천적인 시인이다"
▲ 시는 어린이와 같은 태도로 느낌을 가지고 자유롭게 상상하며 읽어라 / 한서고 멀티미디어실
시를 읽고 쓰는 첫 번째 즐거움은 바로 새로운 말을 만드는 데에 있다. 말을 새로 만든다는 것은 우리가 늘 보던 관습적인 눈이 아니라 어린이처럼 자유로운 눈으로 보는 것을 말한다. 어린이들은 감각이 잘 발달되어 있다. 그 감각을 통해서 자유롭게 사고한다. 시를 읽을 때 감각을 활용해서 읽으면 재미있다. 감각이 잘 살아 있으면서 어린이의 상상력이 살아 있는 시의 예를 읽어 보자.
후,후,후,후! 하,하,하,하!
후,후,후,후! 하,하,하,하!
후,하!후,하! 후하! 후하! 후하! 후하!
땅바닥이 뛴다, 나무가 뛴다.
햇빛이 뛴다, 버스가 띈다, 바람이 뛴다.
창문이 뛴다. 비둘기가 뛴다
머리가 뛴다.
……
독수리 한 마리를 삼킨 것 같다. <황인숙, 조깅>
바로 이런 말이 어린이의 말이죠. 어른들의 눈으로 보면 말도 안되지만 재미있고 즐거운 말이죠.
시를 읽을 때 어린이와 같은 생각으로, 의미보다 느낌으로, 자유롭게 상상하라.
시를 쓰는 또 하나의 즐거움은 살면서 느끼는 감정과 정서를 언어에 담는 데에 있다. 마음에 담으면 처리하기 힘든 슬픔이나 괴로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도 시는 얼마든지 받아준다. 시는 괴로움이나 슬픔을 즐거움으로 바꾸어 주는 놀라운 마술이다. 이처럼 문학은 삶이 주는 여러가지 병이나 상처 같은 재료를 가지고 환희로 만드는 연금술이며 놀이인 것 같다.
▲ 김기택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껌>을 증정받고 기념촬영 / 한서고 도서관
누군가 씹다 버린 껌/ 이빨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는 껌......
이빨들이 잊고 있던 먼 살육의 기억을 깨워/ 그 피와 살과 비린내와 함께 놀던 껌
지구의 일생 동안 이빨에 각인된 살의와 적의를/ 제 한 몸에 고스란히 받고 있던 껌
마음껏 뭉개고 갈고 짓누르다/ 이빨이 먼저 지쳐/ 마지못해 놓아준 껌 . - 껌(2009)
밤샘 책 읽기 대회에서 졸음과 싸워 가며 책을 읽으려다가 결국은 졸음에 지고 말기까지
엎치락뒤치락하는 과정을 묘사한 <책 읽으며 졸기>이 낭송은 압권이었다
☞ 김기택, 곱추, 쥐, 껌, 바퀴벌레는 진화 중, 책 읽으며 졸기 등 낭송
김수영문학상, 현대문학상, 이수문학상, 미당문학상 지훈문학상 수상,
김기택의 시배달 집배원으로 활동, 사이버문학광장
제9회 밤샘 책읽기 대회, 2011.7.9 / 한서고 국어교사 김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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