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를 기록한 책100권]
'무엇을 할 것인가'에서 '성의 정치학'
한겨례 문화부는 지난 한 세기를 특징짓는 책 100권을 골라 소략하게 한 시대를 스케치한다.
책 선정은 영국의 서평지 (로고스), 일간지 (더 타임스) (뉴욕타임스), 국내 서평지 (출판저널) 등의 도움을 받아 자체 기준을 더해 이루어졌음을 밝힌다.
<<문학>>
세기의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영화와 컴퓨터 등에 밀리는 느낌은 있었지만, 20세기 전체를 놓고 볼 때 문학은 역시 주도적인 장르였다고 할 수 있다. 프랑스와 독일, 러시아 등 풍부한 문화적 전통을 지닌 나라에서도 역작이 나왔지만, 특히 영국과 미국 등 영어권 국가에서 주요한 작품이 출현했다. 조이스의 <율리시즈>와 엘리어트의 <황무지>, 그리고 울프의 <등대로>와 함께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모더니즘이라는 새로운 창작 방법을 시대의 주류로 만들었다.
로렌스의 <아들과 연인>과 나보코프의 <롤리타>는 성이라는 주제를 세기의 화두로 부각시켰으며,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와 브레히트의 <억척어멈과 그 자식들>, 라이트의 <토박이>, 아체베의 <무너져 내린다>는 저항문학의 전통을 이어 갔다. 카프카의 <심판>과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카뮈의 <이방인> 등이 삶의 부조리에 눈을 돌렸다면,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와 오웰의 <1984년>은 미래에 대한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
말로의 <인간의 조건>,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 있거라>, 레마르크의 <서부전선 이상 없다>, 조셉 헬러의 <캐치 22>는 20세기가 무엇보다도 전쟁의 세기였으며, 20세기 인간의 조건은 전쟁과 죽음이라는 실존적 문제였음을 웅변했다.
오닐의 <밤으로의 긴 여로>는 테네시 윌리엄스나 아서 밀러의 작품들과 함께 영어 희곡의 르네상스를 일구었으며, 만의 <마의 산>과 그라스의 <양철북>, 파스테르나크의 <의사 지바고>와 솔제니친의 <수용소 군도>는 각각 독일과 러시아 문학의 전통을 계승했다.
케루악의 <길 위에서>가 히피로 대표되는 새로운 세대의 출현을 알렸다면, 루쉰의 <아큐정전>과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 루시디의 <악마의 시>는 `변방'의 목소리를 `중심'을 향해 타전했다. 에코의 <장미의 이름>과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이념과 독점적 진리의 해체라는 세기말 시대정신의 소설적 표현이라 할 수 있다.
[20세기의 명저 100선 - 문학편]
1.D.H.로렌스/아들과 연인/1913
2.루쉰/아큐정전/1921
3.엘리어트/황무지/1922
4.제임스 조이스/율리시즈/1922
5.토마스 만/마의 산/1924
6.카프카/심판/1925(?)
7.프루스트/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1927
8.버지니아 울프/등대로/1927
9.헤밍웨이/무기여 잘 있거라/1929
10.레마르크/서부전선 이상 없다/1929
11.올더스 헉슬리/멋진 신세계/1932
12.앙드레 말로/인간의 조건/1933
13.스타인벡/분노의 포도/1939
14.리처드 라이트/토박이/1940
15.브레히트/억척어멈과 그 자식들/1941
16.카뮈/이방인/1942
17.조지 오웰/1984/1948
18.사뮈엘 베케트/고도를 기다리며/1952
19.나보코프/롤리타/1955
20.유진 오닐/밤으로의 긴 여로/1956
22.파스테르나크/의사 지바고/1957
23.치누아 아체베/무너져 내린다/1958
24.귄터 그라스/양철북/1959
25.조지프 헬러/캐치 22/1961
26.솔제니친/수용소 군도/1962
27.가르시아 마르케스/백년 동안의 고독/1967
28.움베르토 에코/장미의 이름/1980
29.밀란 쿤데라/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1984
30.샐먼 루시디/악마의 시/1989
한겨레신문』1999.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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