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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의 향기/詩와 시인

박철 시집- 대지의 있는 힘

by 골든모티브 2024. 9. 10.

박철 시세계의 새로운 원년, 열한번째 시집 대지의 있는 힘출간

소설가 현기영의 우정 에세이 「작가는 마지막 시민입니다」 수록

한 사람이 무언가를 밀고 있었다

있는 힘을 다하여

 

이 땅에 발붙이고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향한 치열한 응원

 

올해로 시력 서른일곱해째를 맞은 시인 박철의 열한번째 시집 대지의 있는 힘이 문학동네시인선 220번으로 출간되었다.

박철은 척박한 사회현실을 시인의 삶의 토양이었던 김포라는 무대로 형상화한 김포행 막차(창비, 1990), 주류에서 밀려난 주변부 사람들의 이야기를 희망의 언어로 노래한 영진 설비 돈 갖다 주기(문학동네, 2001), 문학이 할 수 있는 일이란 무엇인가를 고민케 함으로써 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황현산으로 하여금 박철을 치열하지 않다고 말한다면 우리는 치열함을 배반하는 꼴이 될 것이다라는 찬사를 불러일으킨 불을 지펴야겠다(문학동네, 2009), 부조리한 세계와 생활의 비참 속에서도 사랑의 모습을 발견하는 시선이 돋보인 없는 영원에도 끝은 있으니(창비, 2018) 등을 펴내며 시단에 그 이름을 굳건히 각인해왔다.

그간 꾸준한 시쓰기로 열 권의 시집을 발표해온 시인은 불을 지펴야겠다로 천상병시문학상과 백석문학상을, 없는 영원에도 끝은 있으니로 노작문학상과 이육사시문학상을 각각 동시 수상하는 값진 쾌거를 이루었다.

 

대지의 있는 힘은 그러한 시인이 모색과 실험을 통해 확실한 변화를 도모한 시집으로, 원점에서 새롭게 미래로 향하려는 시인의 발돋움이자 그 한 권의 결실이라 할 수 있다.

 

1 대지에, 대지를 향하여, 대지를 이루고가 삶이라는 대지를 일구는 이들에게 보내는 뜨거운 응원을 들려주고 있다면,

2 고운 눈에게는 고운 눈의 삶을 돌려준다는 우리네 소박한 일상 속에서 사랑을 길어올리는 눈빛을 그리고 있다.

3 지금이야말로 시를 쓸 때다는 시쓰기에 대한 시인의 마음가짐을 다룬 시들을 통해 박철 시세계의 변화를 감지하게 한다.

 

한 사람이 무언가를 밀고 있었다

있는 힘을 다하여

한 줄에 스무 개, 열다섯 줄을

어둠을 등에 지고 밀고 있었다

가득한 물건 가득한 사람

가득한 지구를 위하여

빈 수레를 밀고 있었다

-<있는 힘> 중에서

 

지금이야말로 시를 쓸 때다

시를 써야 할 때는 지금이다

새떼 잠 깨어 화염 속으로 물들고 놀은 번지고

-<허풍쟁이들> 중에서

 

■ 시인의 말

인간은 세다.

다만 그 강인함이 자연과 약한 이들을 해치는 방향으로 너무 쏠려 있는 것이 문제였다. 할 만큼 했으니, 이제 돌아서 누군가를 위하고 자신에게 매몰찰 내치의 시기.

그렇지 않으면 지구보다 내가 먼저 황무지가 될 것이다. 매사 종요로운 일은 사람이 사람으로 사는 것일 텐데, 사람됨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이제라도 주저 없이 사랑과 혁신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야겠다. 때로는 낙망하고 때로는 기타줄을 퉁기면서, 있는 힘을 다하여.

 

■ 지은이

박철. 1987창비1987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김포행 막차』 『밤거리의 갑과 을』 『새의 전부』 『너무 멀리 걸어왔다』 『영진설비 돈 갖다 주기』 『험준한 사랑』 『불을 지펴야겠다』 『작은 산』 『없는 영원에도 끝은 있으니』 『새를 따라서, 동시집 설라므네 할아버지의 그래설라므네』 『아무도 모르지, 소설집 평행선은 록스에서 만난다등을 펴냈다.

천상병시문학상, 백석문학상, 노작문학상, 이육사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박철. 대지의있는힘.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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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 시.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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