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가를 중심으로 칙릿 열풍
젊은 여성을 뜻하는 칙(chick)과 문학(literature)의 릿(lit)을 합한 신조어다. 1990년대 중반 영국에서 등장한 이후 미국과 유럽으로 퍼진 칙릿, 칙북(chick book)이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애초 칙릿의 원조를 꼽자면 < 브리짓 존스의 일기 > 를 들 수 있겠다. 영국 여기자 헬렌 필딩의 소설인 이 작품은 르네 젤위거와 콜린 퍼스·휴 그랜트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대부분의 칙릿 소설은 출간과 동시에 영화 결정이 되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선 이미연·이태란 주연 영화 < 어깨 너머의 연인 > 이 칙릿의 분위기에 근접해 있다. 이 영화는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하지만 사랑과 일을 통해 현대사회에서 여자로 살아가면서 겪는 고민을 그려낸다는 점에서 칙릿에 열광하는 독자들의 구미를 당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벌어진 '된장녀' 논란 역시 칙릿 열풍과 무관하지 않다. 된장녀에 대한 시각과 논평은 여러가지로 나눌 수 있겠으나 확실한 것은 자본주의 경쟁 체제의 사회에서 고군분투하는 '달라진 여성'들이 칙릿 소설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이같은 칙릿 붐은 소설의 인기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영화와 드라마, 쇼 프로그램 등으로 확장되며 지속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소설 외에 서은영 장윤주의 < 스타일북 > 안은영의 < 여자생활백서 > 남인숙의 <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 > 처럼 자기계발서로 번져 나가고 있다.
김성신 출판평론가는 칙릿의 인기에 대해 "주 타깃인 20~30대 커리어우먼들이 일과 사랑 사이에서 고민하고 갈등하는 주인공들을 통해 감정 이입을 쉽게 하기 때문"이라며 " <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 의 경우 악마 같은 상사를 모시면서 주인공은 핍박과 설움(?)을 당한다. 그런 것을 보며 위안을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다음,2006.9.15
정수진 무비위크 기자
‘칙릿’은 젊은 여성을 가리키는 속어(chick)와 문학(literature)의 합성어.‘젊은 여성 취향의 문학’을 뜻하는데, 소설에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칙릿 드라마’,‘칙릿 영화’처럼 영상의 한 장르를 아우르는 용어로까지 확대됐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 '섹스 앤드 시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여자생활백서’ 등 주인공을 적극적이고 당당한 여성으로 그려낸 칙릿(Chick-lit)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칙릿은 20,30대 여성을 겨냥한 대중 소설을 말한다. 젊은 여성을 뜻하는 ‘칙(chick)’과 문학(literature)’의 ‘릿(lit)’을 합친 합성어가 칙릿.
칙릿은 1990년대 중반 영국에서 등장한 후 미국과 동유럽, 아시아까지 전 세계적인 영향력을 확대해나가고 있으며, 미디어나 패션업계에 종사하는 도시 여성들의 성과 사랑, 일을 수다 떨 듯 가볍게 풀어가며 국내 서점가의 큰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소피 킨셀라의 ‘쇼퍼홀릭’ 시리즈는 1년 동안 20만부 이상이 판매됐고, 로렌 와이스버거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출간한지 3달 만에 16만부가 팔렸다. 스타일리스트 서은영과 모델 장윤주의 ‘스타일북’과 안은영의 ‘여자생활백서’ 등 국내 서적들도 인기를 끌면서 국내 칙릿 시장의 규모는 100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런 칙릿의 주인공은 '일하는 여성'. 뭘 몰라서도 안되고 모르는 체 내숭을 떨어서도 곤란하다. 돈, 외모, 패션, 사회적 성공, 성(性)에 대한 욕구를 감출 겨를도 없다. 일과 사랑 모두 누군가 안겨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최선을 다해 쟁취해야 하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칙릿 열풍 뒤에는 자본주의 무한경쟁시대에 물신주의, 육체주의, 쾌락주의로 무장한 채 사랑과 결혼, 직장에서 ‘생존’하려는 젊은 여성들의 초상이 있다.
책은 시대의 흐름에 가장 민감한 문화상품이다. 이런 의미에서 칙릿 열풍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있다고 할 수 있다. 현대 여성들의 새로운 자화상으로 대두되는 칙릿 열풍은 비슷한 시기에 이슈가 된 된장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된장녀와 칙릿 열풍 속 여성 모두 타인의 시선에서 돋보이고자 노력하지만, 된장녀는 지나치게 외적인 것만 치중하는 반면 칙릿의 여성들은 자아 계발에 힘쓰는데 그 차이가 있다.
또한 칙릿의 남성 버전은 래드릿(lad-lit) 또는 딕릿(dick-lit)이다. 칙릿이 당당한 젊은 여성의 삶을 묘사하고 있는데 반해, 래드릿은 빠르고 경쟁적인 현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어수룩한 남성의 삶을 주로 묘사하고 있다. 소설 ‘어바웃 어 보이(About a boy),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High Fedelity)’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출처] 아직도 '칙릿' 모르세요? |작성자 핑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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