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로맨스 소설 작가는 '연애 도사'? 모르시는 말씀!
인기몰이 TV 드라마 원작 '로맨스 소설' 누가 쓰나
인터넷에 소설 연재하다 인기 얻은 보통 사람들이 대부분
'사랑 타령' 같아도 시대상 정확히 반영… 표절시비도 많아
지난해 '바리스타(커피를 만드는 전문가)' 열풍을 몰고 온 '커피 프린스 1호점', 개화기를 배경으로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은 '경성 스캔들', 한가인이 귀여운 악녀로 출연해 인기를 끌었던 '마녀유희'까지. 이 세 드라마는 모두 '로맨스 소설'이 원작이다.
한때 로맨스 소설은 '하이틴 로맨스'로 불리며 10대 여학생이나 보는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2005년 '내 이름은 김삼순'의 성공 이후 로맨스 소설은 공중파 드라마 극본의 금맥이 됐다. 어느새 로맨스 전문 출판 브랜드만 10개 이상으로 늘어, 시장은 전에 없는 규모로 커졌다. 인터넷 전자책 사이트 북토피아에서는 전체 매출 중 로맨스 소설이 15%를 차지한다고 한다. 10대 후반부터 40대까지 여성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로맨스 소설. 로맨스 작가들은 어떤 사람이기에 이처럼 사랑 이야기를 줄줄이 풀어내는 것일까.
한때 로맨스 소설은 '하이틴 로맨스'로 불리며 10대 여학생이나 보는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2005년 '내 이름은 김삼순'의 성공 이후 로맨스 소설은 공중파 드라마 극본의 금맥이 됐다. 어느새 로맨스 전문 출판 브랜드만 10개 이상으로 늘어, 시장은 전에 없는 규모로 커졌다. 인터넷 전자책 사이트 북토피아에서는 전체 매출 중 로맨스 소설이 15%를 차지한다고 한다. 10대 후반부터 40대까지 여성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로맨스 소설. 로맨스 작가들은 어떤 사람이기에 이처럼 사랑 이야기를 줄줄이 풀어내는 것일까.
- ▲ 서울 종로 교보문고에 진열된 로맨스 소설. 드라마의 원작 소설이나, 드라마화가 결정된 작가의 책이 많이 팔린다.
◆ 연애박사는커녕 일편단심형이 많다
로맨스 소설 작가들은 연애박사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일편단심형''골방아씨형'이 많다. 지난해 방송된 드라마 '헬로 애기씨'의 원작 '김치만두 다섯 개'를 쓴 작가 이지환씨는 벌써 16편의 소설을 발표한 '중견작가'다. 그녀의 글에선 온갖 연애 형태가 다 나오지만 정작 그녀는 스물다섯 살 때 남편을 만나 9개월 만에 결혼했다. 이씨는 "맛보지 않은 음식이 더 맛있어 보이고, 가보지 않은 여행지가 더 멋져 보이는 법"이라며 "내가 해보지 않은 연애이기 때문에 더 환상적으로 쓸 수 있다"고 했다.
'피그말리온'을 쓴 작가 '쇼콜라(필명)'씨는 "연애 얘기를 쓰는 작가니까 연애 경험이 많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스티븐 킹(미국의 유명 호러 스릴러 작가)이 살인광이란 얘기나 마찬가지"라며 "로맨스 소설은 현실에 없는 드라마틱한 연애를 쓰는 것이기에 오히려 많은 연애 경험이 방해가 된다"고 말했다.
◆ 독자와의 공감이 생명이다
보통 소설가는 신춘문예 같은 등단 과정을 거치지만 로맨스 소설 작가는 인터넷 연재를 통해 등단한다. 유명 로맨스 소설 인터넷 사이트에 소설을 연재하다가 출판사와 계약을 맺고 책을 내게 되는 것이다.
로맨스 소설 작가들은 연애박사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일편단심형''골방아씨형'이 많다. 지난해 방송된 드라마 '헬로 애기씨'의 원작 '김치만두 다섯 개'를 쓴 작가 이지환씨는 벌써 16편의 소설을 발표한 '중견작가'다. 그녀의 글에선 온갖 연애 형태가 다 나오지만 정작 그녀는 스물다섯 살 때 남편을 만나 9개월 만에 결혼했다. 이씨는 "맛보지 않은 음식이 더 맛있어 보이고, 가보지 않은 여행지가 더 멋져 보이는 법"이라며 "내가 해보지 않은 연애이기 때문에 더 환상적으로 쓸 수 있다"고 했다.
'피그말리온'을 쓴 작가 '쇼콜라(필명)'씨는 "연애 얘기를 쓰는 작가니까 연애 경험이 많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스티븐 킹(미국의 유명 호러 스릴러 작가)이 살인광이란 얘기나 마찬가지"라며 "로맨스 소설은 현실에 없는 드라마틱한 연애를 쓰는 것이기에 오히려 많은 연애 경험이 방해가 된다"고 말했다.
◆ 독자와의 공감이 생명이다
보통 소설가는 신춘문예 같은 등단 과정을 거치지만 로맨스 소설 작가는 인터넷 연재를 통해 등단한다. 유명 로맨스 소설 인터넷 사이트에 소설을 연재하다가 출판사와 계약을 맺고 책을 내게 되는 것이다.
드라마 '포도밭 그 사나이'의 원작을 쓴 김랑씨도 인터넷 소설을 연재하다가 데뷔했다.
특별한 등단 과정이 없기에 로맨스 소설은 독자와 작가의 거리가 가까운 편이다. 바로 어제까지 일반 독자였던 사람이 '나도 한번 써볼까'하는 생각으로 작가가 될 수도 있다. 이런 밀착성이 로맨스 소설의 특징이다. 작가는 독자가 원하는 것을 명확하게 알고, 만족시키는 글을 쓸 수 있다. 로맨스 소설 출판 기획자 김규진씨는 "로맨스 소설은 독자와 작가 모두 대부분이 30대 여성"이라며 "작가가 독자와 비슷하기 때문에 자칫 황당한 연애담으로 그칠 수 있는 이야기가 세부적인 면에서 공감을 얻으며 설득력 있게 그려진다"고 말했다.
'커피 프린스 1호점'을 연출한 이윤정 PD는 "로맨스 소설은 남녀 주인공 두 사람을 중심으로 감정의 엮임을 쉽게 풀어나가기 때문에 간단한 이야기를 원하는 대중의 취향에 잘 맞는다"고 말했다.
◆ 여주인공 직업을 얻다
로맨스 소설을 읽지 않는 이들은 로맨스 소설을 "매번 똑같은 사랑 타령"이라고 말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인연' 등을 쓴 작가 정지원씨는 "사랑 타령이라 다 똑같아 지겹다면 세상 노래도 절반은 똑같은 사랑 타령이다"라며 "로맨스 소설 역시 세상에 맞춰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가 로맨스 소설의 변화로 예를 든 것은 여주인공의 직업이다. 세상이 변하는 데 따라 여주인공의 직업이 변한다는 것이다.
1980년대 로맨스 소설의 여주인공은 대부분 무직이다. 직업이 있다 해도 비서 정도고, 대학을 졸업한 엘리트 여성은 여주인공을 방해하는 역할이었다. 요즘 로맨스 소설에는 다양한 전문직 여성이 등장한다. 최근 몇 년간 인기를 끈 '칙릿(chick-lit:'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 같이 20대 여성의 직업적 성공을 다루는 소설)'은 로맨스 소설의 직업 중시 흐름이 강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 문제는 표절이다
드라마 '경성 스캔들'의 원작 '경성애사' 일부 대목이 조정래의 소설 '태백산맥'에서 베끼다시피 한 것이 드러났다. '커피 프린스 1호점'의 작가 이선미씨는 표절 의혹이 제기되자 "글을 처음 쓰기 시작한 때에 저지른 실수로 참고로 기록해놓은 것을 내 아이디어로 착각하고 썼다"며 "책임지고 벌을 받겠다"고 밝혔다. 이후로 출판사는 '경성애사'를 전량 폐기했고, 이씨는 창작 활동을 중단했다.
이런 문제는 로맨스 소설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일어나고 있다. 2005년 이후 시장이 커지면서 국내 소설을 원하는 독자는 늘어나 글이 독자보다 부족한 상황이 됐다. 이러다 보니 외국 작품의 설정을 베껴 쓰거나, 다른 글의 줄거리를 따 쓴 글조차 출판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로맨스 소설 출판사 관계자 A씨는 "로맨스 소설에서 표절은 언제든 터져나올 수밖에 없는 문제였다"며 "검증이 철저하게 이뤄지는 신춘문예에서도 표절 시비가 불거지는데, 로맨스 소설은 인터넷 연재 몇 번으로 습작으로 쓴 글이 출판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특별한 등단 과정이 없기에 로맨스 소설은 독자와 작가의 거리가 가까운 편이다. 바로 어제까지 일반 독자였던 사람이 '나도 한번 써볼까'하는 생각으로 작가가 될 수도 있다. 이런 밀착성이 로맨스 소설의 특징이다. 작가는 독자가 원하는 것을 명확하게 알고, 만족시키는 글을 쓸 수 있다. 로맨스 소설 출판 기획자 김규진씨는 "로맨스 소설은 독자와 작가 모두 대부분이 30대 여성"이라며 "작가가 독자와 비슷하기 때문에 자칫 황당한 연애담으로 그칠 수 있는 이야기가 세부적인 면에서 공감을 얻으며 설득력 있게 그려진다"고 말했다.
'커피 프린스 1호점'을 연출한 이윤정 PD는 "로맨스 소설은 남녀 주인공 두 사람을 중심으로 감정의 엮임을 쉽게 풀어나가기 때문에 간단한 이야기를 원하는 대중의 취향에 잘 맞는다"고 말했다.
◆ 여주인공 직업을 얻다
로맨스 소설을 읽지 않는 이들은 로맨스 소설을 "매번 똑같은 사랑 타령"이라고 말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인연' 등을 쓴 작가 정지원씨는 "사랑 타령이라 다 똑같아 지겹다면 세상 노래도 절반은 똑같은 사랑 타령이다"라며 "로맨스 소설 역시 세상에 맞춰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가 로맨스 소설의 변화로 예를 든 것은 여주인공의 직업이다. 세상이 변하는 데 따라 여주인공의 직업이 변한다는 것이다.
1980년대 로맨스 소설의 여주인공은 대부분 무직이다. 직업이 있다 해도 비서 정도고, 대학을 졸업한 엘리트 여성은 여주인공을 방해하는 역할이었다. 요즘 로맨스 소설에는 다양한 전문직 여성이 등장한다. 최근 몇 년간 인기를 끈 '칙릿(chick-lit:'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 같이 20대 여성의 직업적 성공을 다루는 소설)'은 로맨스 소설의 직업 중시 흐름이 강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 문제는 표절이다
드라마 '경성 스캔들'의 원작 '경성애사' 일부 대목이 조정래의 소설 '태백산맥'에서 베끼다시피 한 것이 드러났다. '커피 프린스 1호점'의 작가 이선미씨는 표절 의혹이 제기되자 "글을 처음 쓰기 시작한 때에 저지른 실수로 참고로 기록해놓은 것을 내 아이디어로 착각하고 썼다"며 "책임지고 벌을 받겠다"고 밝혔다. 이후로 출판사는 '경성애사'를 전량 폐기했고, 이씨는 창작 활동을 중단했다.
이런 문제는 로맨스 소설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일어나고 있다. 2005년 이후 시장이 커지면서 국내 소설을 원하는 독자는 늘어나 글이 독자보다 부족한 상황이 됐다. 이러다 보니 외국 작품의 설정을 베껴 쓰거나, 다른 글의 줄거리를 따 쓴 글조차 출판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로맨스 소설 출판사 관계자 A씨는 "로맨스 소설에서 표절은 언제든 터져나올 수밖에 없는 문제였다"며 "검증이 철저하게 이뤄지는 신춘문예에서도 표절 시비가 불거지는데, 로맨스 소설은 인터넷 연재 몇 번으로 습작으로 쓴 글이 출판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조선일보,2008.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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