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문학과 소설의 향기/소설 작가

소설로 부활한 역사속의 위인들

by 골든모티브 2008. 7. 26.

소설로 부활한 역사속의 위인들

 

 
 
 혜초 사임당 다산 백범 최승희… 실존인물 주인공으로 한 작품 잇따라 출간
《혜초, 신사임당, 정약용, 김구, 최승희….한국을 빛낸 역사 속 인물들이 소설로 다시 살아난다.

역사소설은 지난해에도 ‘남한산성’(김훈·학고재) ‘리진’(신경숙·문학동네) 등으로 바람을 일으켰다.

올해도 굵직한 역사소설이 줄을 잇는다.‘혜초’ ‘다산’ ‘백범’ 등으로 역사에 굵은 족적을 남긴 이들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다.》 올해 등단 40주년을 맞은 한승원(69) 씨는 지난달 조선 실학자 정약용(1762∼1836)을 주인공으로 한 ‘다산’(랜덤하우스)을 펴냈다. 그는 “다산은 평생 올라야 했던 산”이라며 “오랜 세월 다산을 배우고 공부했다. 청렴과 결백, 정직에 바탕을 둔 그의 실사구시 정신이 이 시대에도 경종을 울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나온 ‘혜초’(민음사)는 신라시대 승려 혜초(704∼787)가 주인공이다. 인도 여행기인 ‘왕오천축국전’을 쓴 그의 생애를 ‘한국 팩션(faction·역사적 사실에 작가의 상상력을 가미한 소설)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소설가 김탁환(40)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가 소설로 재탄생시켰다.

소설에는 혜초 말고도 또 한 명의 실존인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고구려 출신으로 당(唐)나라 장수가 된 고선지(?∼755)다. 비슷한 나이대로 추정되는 고선지와 혜초의 만남 속에 미스터리 요소를 배치해 극적 긴장감을 높였다.

김 교수는 22일 기자간담회에서 “혜초 연구의 권위자인 정수일 전 단국대 교수와 함께 1년여에 걸쳐 인도 중앙아시아 이란 등 혜초가 다녔던 곳들을 답사했다”며 “당시 스무 살에 여행에 나섰던 혜초의 모습은 젊은이들에게도 큰 공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장편 ‘논개’를 선보였던 김별아(39) 씨도 다시 역사 속 인물에 주목했다. 그는 다음 주 독립운동가 김구(1876∼1949) 선생의 삶을 그린 소설 ‘백범’(이룸)을 낼 예정이다.
비슷한 시기에 출간되는 김선우(38) 시인의 첫 소설 ‘나는 춤이다’(실천문학)도 ‘조선 최고의 무희’라 불렸던 무용가 최승희(1911~1969)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이 밖에 5만 원권 화폐 인물로 선정된 신사임당(1504∼1551)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출판사 두세 곳에서 신사임당을 소재로 한 소설을 기획 중이다. 9월경에는 일제강점기 만주독립군을 다룬 김연수(38) 씨의 장편소설 ‘밤은 노래한다’(문학과지성사)도 나온다.

출판사 ‘창비’의 김정혜 문학팀장은 “지난해 역사소설 붐을 맞으며 실존인물이 살아 숨쉬는 팩션이나 장르 소설이 국내에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며 “오랜 기간 기획된 작품들이 최근 결실을 이루고 있어 당분간 이런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아일보,2008.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