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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과 소설의 향기/소설 작가

각광받는 장르문학-추리,로맨스,판타지,공상과학 등

by 골든모티브 2008. 6. 2.

추리,로맨스,판타지,공상과학… 각광받는 장르문학

 

 


장르문학이 대접받기 시작했다. 추리 로맨스 판타지 공상과학 등을 아우르는 장르소설은 한국문학이 민주화 운동과 궤를 같이해 성장해오면서 리얼리즘 문학의 위세에 눌렸고 ‘만화방 문학’ ‘하위 문학’ 등으로 홀대받았다. 그랬던 장르문학의 처지가 확연히 달라졌다. 시대가 바뀌고 독자층의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출판사들이 적극적으로 시장 개척에 나서는 등 장르문학이 한국문학의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르문학에 대한 관심은 김영사 웅진 중앙M&B 등 자본력은 갖췄으되 순수문학 시장에서는 소외됐던 대형종합출판사를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것이 특징. 뒤늦게 문학시장에 뛰어든 종합출판사들로서는 장르문학이라는 틈새시장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측면도 있다.

순수문학의 경우 팔릴 만한 작가층이 넓지 않은데다 신진작가 역시 문예지를 끼고 있는 문학동네 창비 문학과지성사 등 이른바 '순수문학 시장 3대 재벌'이 입도선매식으로 쓸어가다보니 순수문학 시장에서는 설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가장 두드러진 행보를 보이는 것은 김영사다. 2005년 장르문학에 특화하는 자회사 '비채'를 만들어 외국작품을 주로 소개해 왔던 김영사는 올해부터 국내 작가 발굴로 방향을 틀었다. 1억원 고료를 내걸고 뉴웨이브 문학상을 제정해 1회 수상작 '진시황 프로젝트'(유광수)를 최근 발간한 것이 신호탄. 안전한 해외소설 소개에 머물지 않고 상대적으로 모험적인 국내 작가 발굴에 나선 것은 제드 러벤펠드의 '살인의 해석'이 지난해 2월 출간 이래 20만부 이상 팔리는 대박을 터뜨리자 국내 장르소설 독자층이 의외로 탄탄하다는 확신이 섰기 때문이다.

김영사의 '비채'에 맞서는 것이 웅진의 '노블마인'이다. 노블마인 역시 올해부터 국내물을 본격적으로 내기로 하고 이달 말 조선희씨의 장편 '마법사와 세탁부 프리가'를 선보인다. 7월에는 최성근씨의 데뷔작 '22일(가제)'이 예정돼 있다. 중앙북스는 지난해 3월 중앙M&B의 종합출판 자회사로 출범했으나 올해부터 장르문학을 다루기로 하고 팀장급 전문가를 영입했다. 내달 말 팩션 판타지를 낸다는 계획 아래 현재 여러 장르소설 작가와 접촉하고 있다.

장르문학이 각광받으면서 무협 판타지 전문사이트인 '문피아' 연재 작가들이 오프라인 출판사로부터 잇단 러브콜을 받는 현상도 생겨났다. 순수문학 전문 출판사 중에서는 문학동네가 날렵하게 움직이고 있다. 단행본으로 내던 시스템을 바꿔 '블랙펜클럽'이라는 장르소설 전문 브랜드를 도입해 지난해 12월 이후 '비밀의 계절' '검은 선' '일곱 방울의 피' 등 3종의 번역서를 냈다.

출판사들이 장르문학에 승부수를 던지는 것은 수요와 공급 전망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무엇보다 한국문학을 둘러싼 정치·사회적 지형이 달라져서다. 문학평론가 이상용씨는 작가세계 봄호에서 한국 문학의 지형도 변화를 이같이 요약했다. "1960년 4·19에서 1980년대로까지의 흐름을 보면 문학을 통한 사회와의 대결이 한국문학을 성장시켜왔기 때문에 문학은 항상 한국사회를 의식하는 등 스스로 무겁게 만들어왔고 자본주의와 가벼움이 침윤되어 있는 '장르'라는 말은 경계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게임과 인터넷이 넘쳐나는 이 시대의 젊은 독자들은 사이버 세계의 장르를 통해 장르 수용을 익혀온 독자들에 가깝다."

김영사 박은주 대표는 13일 "우리나라보다 출판시장이 발전한 미국이나 일본 등을 살펴봐도 장르소설은 전체 출판시장에서 상당한 파이를 차지한다"면서 "국내 시장에서 장르소설이 두각을 보인 것은 5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마니아 전유물에서 벗어나 대중적으로 크게 확장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쿠키뉴스,2008.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