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가들이 뽑은 '젊은 시인' 1위에 김경주씨
김경주(32) 시인이 평론가들이 추천한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젊은 시인으로 뽑혔다. 계간 '서정시학'은 50명의 평론가들로부터 2000년 이후 등단한 시인 가운데 우리 현대시의 미래를 이끌어갈 시인 10명씩을 추천받은 결과 김 시인이 가장 많은 36명의 평론가로부터 추천을 받았다고 6일 밝혔다.
2004년 대한매일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김 시인은 시집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 '기담'과 산문집 'passport', '펄프 키드' 등을 냈다. 김 시인과 함께 황병승, 장석원, 이근화, 신용목, 최금진, 진은영, 여태천, 김이듬, 박성우 등의 시인들도 평론가들의 높은 지지를 받았다.
3차례 이상의 추천을 받은 총 51명의 시인들 가운데에는 신춘문예 출신이 16명, 문예지 출신이 35명으로 문예지를 통해 등단한 시인들이 더 많았으며 매체별로는 계간 '문학과사회'와 '문학동네'가 각각 5명으로, 가장 많은 유망시인들을 배출했다. '서정시학' 겨울호(통권 40호)는 이들 51명 시인들의 신작시 1편과 손수 뽑은 대표시 1편을 평론가 권혁웅, 김진희, 조강석의 좌담과 함께 수록했다. / 연합뉴스,2008.12.6
[파격적 언어실험 시집 '기담' 출간]
“시는 전염시키는 것이 아니라 전이시키는 것”
김경주(32)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기담'(문학과 지성사)은 마치 한 편의 희곡처럼 시작한다. 희곡의 지시문같은 도입부 외에도 시집 전체가 '부'가 아닌 세 개의 '막'으로 나뉘어져있고 등장인물의 독백처럼 읽히는 작품들과 '연출의 변'까지 더해져 마치 시집 전체가 한 편의 부조리극과 같은 느낌을 준다.
등단 이후 "걱정스러울 정도로 뛰어난 시적 재능"이라는 찬사를 듣고 첫 시집 '나는 이세상에 없는 계절이다'로 1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시인은 이렇게 언어적 실험을 극대화한 낯선 시집을 들고 2년 만에 돌아온 것이다.
"언어들이 지면에서 빚어내는 무대이면서 언어극"인 이 시집은 언어 자체가 지닌 속성들이 시적 이미지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저녁에 무릎, 하고 / 부르면 좋아진다 / 당신의 무릎, 나무의 무릎, 시간의 무릎, / 무릎은 몸의 파문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 살을 맴도는 자리 같은 것이어서 / 저녁에 무릎을 내려놓으면 / 천근의 희미한 소용돌이가 몸을 돌고 돌아온다"('무릎의 문양' 중)
흑백사진과 악보, 엑스레이 필름 같은 이미지들도 언어극 속에 출현한다.
문학평론가 강계숙은 해설에서 이오네스코의 '부조리 언어'와 같은 계통에서 시인의 언어를 '프랑켄슈타인어'라고 지칭했다.
그는 "시이면서 시가 아니고 극이면서 극이 아닌 것, 범박하게 표식하자면 '시+극(희곡)'의 이 낯선 형태는 '프랑켄슈타인'이 태생적으로 혼종적 존재라는 데서 기인한다"며 "그/것은 인간이면서 비(非) 인간이고 부재이면서 현존이며, 신어(新語) 그 자체이자 그 말의 사용자라는 점에서 상상 가능한 언어적 혼종성의 다른 이름"이라고 말했다. / 다음미디어,2008.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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