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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의 향기/한국 현대詩 100년

현대시 100년 시연재 반응

by 골든모티브 2008. 1. 14.
 ['현대시 100년…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시 100편']

시(詩) 연재의 새 바람… 반응 뜨겁다
 

100명 시인 참여는 전례없어… 권신아·잠산 일러스트 신선
문단·독자들로부터 호응 커… 조선닷컴 접속률 가파른 상승


 

"독자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며 탈진 상태에 빠졌던 현대시가 애송시 연재를 계기로 기력을 회복하고 다시 사랑받기를 기원한다."(시인 겸 문학평론가 장석주)

"예전에 내가 그렇게 좋아했던 시를 이렇게 만나다니 참 반갑다. 감사한다."(독자 조규현씨)

새해 첫날부터 연재를 시작한 '현대시 100년…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시 100편'이 시 연재의 새 바람을 일으키며 문단과 독자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1월 1일 박두진의 '해'로 첫선을 보인 '현대시 100…'은 오늘(월) 소개된 노천명의 '사슴'을 포함해, 지금까지 10회가 연재됐다.
오세영 시인협회장은 '현대시 100…' 시리즈가 "준비에서부터 연재에 이르는 과정을 볼 때, 경향 각지의 원로와 신예들이 골고루 추천과정에 참여해서 시단(詩壇)의 축제로 격상됐다"며 "일찍이 신문에서 시를 연재하며 100명이나 되는 시인들을 참여시킨 전례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최동호(고려대 국문과 교수) 시인은 권신아씨와 잠산씨의 일러스트를 주목했다. "젊은 영상세대들까지 끌어들인 멋진 발상이다. 함께 소개된 일러스트는 시(詩)라는 장르가 원래 그림이나 노래와 함께 하나로 향유되던 예술이었다는 점을 새삼 일깨워 주었고, 디지털 시대에 시와 다른 장르의 성공적인 합일 가능성까지 엿보게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학평론가 김용희 평택대 국문과 교수는 "연재되는 시편과 만날 때마다 우리 모국어가 가지는 아름다움, 우리 말의 리듬과 고마움을 새삼 느낀다"고 말했다.
 
▲ 김수영의 시‘풀’에 들어간 권신아씨의 일러스트.
사이버 공간에서의 반응도 뜨겁다. 오규원의 '한 잎의 여자'가 소개된 13일 오전까지 조선일보 인터넷 홈페이지(www.chosun.com)를 통해 접속한 건수는 모두 1만4585건. 하루 평균 1122명이 '현대시 100…'에 소개된 시들을 찾아 읽었다. 연재가 거듭되며 접속 건수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새해 첫날 262건으로 시작해 9회가 나간 11일에는 하루 2322건으로 늘었다. 사이버 공간의 시 소개 블로그(blog)와 카페들도 연재시들을 퍼 나르고 있다. 한 번 읽고 지나가는 일반적인 기사들과 달리 사이버 공간에서 '현대시…'를 찾은 독자들 가운데 300여명이 스크랩을 해 간 점도 눈길을 끈다.

시인들은 당부도 잊지 않았다. 문정희 시인은 "독자들이 연재를 주목하고 있으니 이 기회에 대중적인 시들 못지않게 작품성이 훌륭한 작품들도 선보여 달라"고 했고, 이승하 시인은 "명시(名詩)들 가운데 제법 긴 것들도 있는데 잘리지 않게 전문을 수록해 달라"고 당부했다.
▲ 이성복의 시‘남해금산’에 들어간 잠산씨의 일러스트.
독자들은 연재된 시들을 책으로 묶어 달라고 주문했다. 독자 송현준씨는 신문사로 전화를 걸어와 "연재시를 매일 스크랩하고 있다"며 "책으로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내 주요 출판사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 출판사 대표는 "일러스트로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유명한 시들이 많이 포함됐는데도 구태의연함이 느껴지지 않는 신선한 편집, 시인에 대한 정보와 시에 대한 감상이 적절히 포함된 시평이 두루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김태훈 기자
조선일보,2008.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