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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의 향기/한국 현대詩 100년

[현대시 100주년… 100선(選)] - 시(詩) 부활

by 골든모티브 2008. 2. 18.
[현대시 100주년… 100선(選)]
시(詩) 부활을 노래하다
 
사이버공간에선 본지 '애송시 100편' 스크랩 바람

  • 현대시 출범 100주년을 맞아 2008년 한국 독자들 사이에 시 읽기 운동이 뜨겁게 확산되고 있다. 여러 매체에 연재되는 시를 전통적인 방법으로 종이 스크랩하는 독자들의 사연이 쏟아지고 있으며, 사이버 공간의 카페나 개인 블로그는 현대시 100주년 100선(選) 시들과 일러스트로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또 서울 강남구는 올 상반기 중 관내 9곳의 대형 옥외 전광판에 시를 게재하는 안을 검토 중이고, 안산시는 시비(詩碑) 공원을 조성해 한국을 대표하는 시 100편을 시민들에게 소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시가 출범 100주년을 맞아 부활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한국 시단은 최남선의 신체시 '해에게서 소년에게'가 발표된 1908년을 한국 현대시의 출발선으로 보고 있다.

         조선일보가 새해 첫날 시작한 '현대시 100년… 시인 100명이 추천하는 애송시 100편' 연재   가 시

         사랑 운동의 불을 댕겼다.

         1월 1일 박두진의 '해'로 첫선을 보인 '현대시 100년…'은

         18일 소개되는 임화의 '우리 오빠와 화로'까지 총 36회가 연재됐다.

 
  • 경남 김해에 사는 주부 박희진(36)씨는 올해 들어 신문에 연재되는 시들을 오려 스크랩을 하고 있다. 박씨는 "새해 첫날부터 조선일보에 연재되고 있는 '현대시 100년…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시 100편'을 접한 뒤 한동안 잊었던 시 사랑의 마음을 되살렸다"고 말했다. 이와 비슷한 스크랩을 하는 독자들은 나중에 시집으로 발간해 달라는 요청도 하고 있다.

    시를 소개하는 사이버 공간의 카페들이나 시 애호가의 개인 블로그(blog)들은 조선일보 인터넷 사이트(www.chosun.com)에서 '현대시 100년…'을 앞다퉈 갈무리해 가고 있다. 네이버와 다음 등 대형 포털 검색에 '애송시'를 치면 조선일보에 소개된 시를 소개한 블로그가 500건 넘게 쏟아져 나온다. 사이버 공간에서는 '온라인 스크랩족(族)'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한 번 읽고 지나가는 일반 기사와 달리 조선일보 인터넷 사이트에 개설된 '애송시 100편' 코너에 게재된 시는 1500건에 육박하는 스크랩 수를 기록하고 있다.

    시단(詩壇)에서는 조선일보가 현역 시인 100명을 애송시 선정에 참여시킨 것을 주목했다. 오세영 시인협회장은 "신문에서 시를 연재하며 이렇게 많은 시인을 참여시킨 전례가 없다. 기획에서부터 시인들과 국민이 동참하도록 해 시 연재를 국민적 축제로 격상시켰다"고 평가했다.

    애송시 연재는 해외의 한인 교포들 사이에서도 인기 만점이다. 지난 1월 미국 보스턴을 방문했던 소설가 조경란씨는 "현지에서 한국 문학을 하는 사람들을 만났는데 '조선일보 연재 덕분에 요즘 매일 시 한 편씩을 읽고 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냉장고 문에 '애송시 연재' 오려 붙여 놓았어요"
 

"아이들이 시와 늘 접할 수 있게 하고 싶어 냉장고 문에 조선일보 애송시 연재를 오려 붙여 놓았습니다."(경기도 일산에 사는 회사원 송재창씨)

"남편이 '현대시 100년…'을 스크랩하고 있는데, 깜빡 잊고 출근한 날이면 어김없이 집으로 전화를 해서 신문을 오려 두라고 당부합니다."(수원에 사는 주부 배경자씨)

1월 1일부터 조선일보에 연재되고 있는 '현대시 100년…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시 100편'이 전국의 시 애호가들 사이에 신문 스크랩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신문을 오리는 전통적인 방법과 함께 인터넷 개인 홈페이지와 블로그에 연재된 시를 옮겨 가는 '사이버 스크랩족(族)'들도 생겨나고 있다.

"결혼 후 살림과 육아에 신경 쓰느라 처녀 시절 취미였던 신문 스크랩을 10년 넘게 잊고 살았다"는 주부 박희진씨는 "초등학교 3학년과 1학년인 두 아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스크랩 하는 시간이 더 즐겁다"고 말했다. 박씨는 "시와 함께 실린 일러스트들도 좋아서 다 모으면 멋진 시집 한 권이 완성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지난 설 연휴 때 고향을 찾은 귀성객들은 스크랩 북을 꺼내놓고 '현대시 100년…'을 화제로 이야기 꽃을 피웠다. 서울 개포동에 사는 윤미향씨는 "연휴 기간 동안 대구에 사는 친정 언니네 집에 들렀는데, 언니가 연재된 시를 모두 스크랩한 것을 보고 반가웠다"고 말했다. 윤씨는 "특히 부정(父情)의 애틋함을 그린 김종길 시인의 '성탄제'가 설 연휴 첫날인 6일자 신문에 실린 것이 정말 좋았다"며 "친정 아버지 산소를 다녀오는데, 생전에 우리를 지극히 사랑하셨던 아버지의 마음이 새록새록 되새겨지더라"고 말했다.

막연히 "좋다"던 연재 초기의 반응도 회를 거듭하며 구체적인 것으로 바뀌고 있다. 독자 윤분옥씨는 "시가 처음에는 신문 안쪽에 실려 '오려내기 불편하다'고 신문사에 전화했더니 바로 가위질하기 좋게 바깥쪽에 배치해 주더라"며 "덕분에 아침마다 즐거운 마음으로 신문을 펼친다"고 말했다. "온 국민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이미 잘 알려진 시들을 소개해 달라"는 의견과 함께 "새로운 시를 만날 수 있어 시 공부를 다시 하는 느낌"이라는 엇갈린 반응도 있었다.
중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김지수씨는 "학생들과 함께 스크랩 해서 부교재로 활용하고 있다"고 알려왔다. 지난해 등단한 시인 이무천씨는 "사건과 사고 기사, 지겨운 정치 싸움 때문에 전에는 신문 펼치기가 두려웠다는데, 앞으로 적어도 2개월은 매일 행복에 젖어 살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시 100년…'은 포털 사이트 검색창의 화면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네이버에 접속해 '애송시'라는 키워드를 치면 '현대시 100년…'을 소개하는 블로그(blog)가 500개 이상 쏟아진다. 이는 사이버 공간의 시 애호가들이 조선일보 인터넷 사이트(www.chosun.com)에 개설된 '애송시 100편' 코너에 접속해 시를 퍼 나르고 있기 때문이다. 1월 1일부터 2월 14일까지 조선일보 홈페이지의 접속자 수는 총 6만620건. 이 가운데 1474명이 이 코너에 실린 시들을 블로그나 개인홈피, 카페 등으로 스크랩해 가져갔다.
 조선일보,2008,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