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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의 향기/한국 현대詩 100년

한국 현대문학 100년의 키워드 - 연애,도시,가족

by 골든모티브 2008. 2. 22.

한국 현대문학 100년 무엇을 이야기했나

계간 ‘문학과 사회’ 특집…연애·도시·가족 주제로 분석

 

  • 100년 역사를 갓 넘어선 한국현대 문학은 그동안 어떤 주제를 즐겨 노래하고 이야기했을까.

    문학에서 자주 변주된 글감은 사회 변천사와 더불어 인간의 변치 않는 본성을 감지하게 하는 힌트다.  계간 문예지 ‘
    문학과 사회’ 봄호가 마련한 특집 ‘한국문학 100년의 키워드’는 ‘연애’ ‘도시’ ‘가족’으로 한국문학의 통사(通史)를 설명한다.

    문학평론가 권보드래씨는 소설에 빈번히 나타나는 ‘남녀상열지사에 주목한다. 이광수는 ‘무정’에서 남녀 간 애정으로 사회적 변혁을 촉발시켰고, 나도향은 ‘젊은이의 시절’ ‘청춘’ 등에서 연애를 문학적 주제로 내세웠다. 하지만 1920년대 이후, 김동인과 염상섭은 욕망을 긍정하기보다 해부하고 비판하는 데 열중한다. 사랑에 대한 냉소는 1960년대 최인훈, 김승옥에게 이어진다.

    김승옥 소설의 주인공은 “순전히 성욕 때문이었어, 미안해”라며 감정을 묵살하고, 사랑을 퇴행으로 치부한다.

    1990년대 이후엔 신경숙의 ‘풍금이 있던 자리’가 보여주듯, 연애는 민주화 시대의 이념적 강박이나 사회적 압제를 분쇄하는 도구로 쓰인다.

    ‘도시’ 또한 한국문학을 이해하는 중요 단서다.
  •  문학평론가 이광호 교수는 “한국 현대문학은 도시에서 태어났다”고 선언한다. 그는 ‘불우한 산책자들의 도시’란 글에서 1930년대 경성 거리와 2000년대 서울의 편의점을 나란히 세워놓는다.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김애란의 ‘나는 편의점에 간다’에 비친 도시는 그리 희망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매한가지다. 구보는 “이제는 거리를 다니지 않겠으며, 집에서 소설을 쓰겠다”며 도시에 대한 환멸을 털어놓고, 김애란 소설 속 주인공은 패턴화되고 무감각한 서울살이에서 안도감을 느끼는 모순을 드러낸다.

    또 다른 필자 이수형씨는 ‘가족’이란 열쇠말로 1960년에 발표된 최인훈의 ‘광장’, 김애란, 김영하의 근작을 비교하며 소설 속 아버지상의 변화 양상을 분석한다.

    세계일보,2008.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