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문학 100년은…‘문학과사회’ 8가지 키워드 소개
![]() |
![]() |
계간 ‘문학과사회’가 한국 문학 100년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8가지를 포착했다. ‘연애’ ‘가족’ ‘도시’ ‘젠더’ ‘꿈’ ‘육체’ ‘민족’ ‘나’다.
평론가 8명이 봄호와 여름호에 걸쳐 여덟 가지 틀로 한국 문학을 들여다본다. 봄호에서 ‘연애’ ‘가족’ ‘도시’가, 여름호에서 나머지 5개의 키워드가 소개된다.
“사랑에 눈뜨면서 ‘나’의 개성과 욕망을 확인하고, 사랑을 위해 싸우면서 세계와 정면충돌하고, 연애편지를 쓰고 또 고쳐 쓰면서 문학을 연습했던 것이 한국 근대문학의 첫 장면이다.”
평론가 권보드래 씨는 1920년대 김동인과 염상섭 소설의 연애에 대한 냉소가 1960년대 최인훈과 김승옥에 맞닿는다고 짚는다.
은희경 배수아 정이현 소설 속 연애에 대한 지독한 회의는 역설적으로 여전히 연애가 현재진행형인 관심사라는 것을 보여 준다.
평론가 이광호 씨에 따르면 “한국 현대문학은 ‘도시’ 속에서, 도시의 인간에 의해, 그 현대적 미학을 만들어간 것”이다. 1930년대 경성을 관찰한 박태원의 ‘천변풍경’부터 1980년대 후반 압구정동을 훑는 시인 유하의 시선, 2000년대 도시의 점령군 편의점을 들여다본 김애란의 ‘나는 편의점에 간다’ 등으로 이어진다.
여름호에 나올 ‘육체’는 근대 이전 유교적 이념을 벗어난 문학이 몸을 발견하고 사유해 온 과정을 보여 준다. ‘양공주’라는 ‘소비상품’으로 몸이 활용된 전후 소설, 몸을 이념에 귀속시켰던 1980년대 운동권 소설을 지나 1990년대에는 은희경 전경린 등 여성 작가들을 중심으로 몸의 사유에 대한 지각변동이 일어난다.
평론가 우찬제 씨는 또 “20세기 한국 문학은 ‘나’는 누구인가, 혹은 나와 너는 어떻게 만날 수 있는 것일까 하는 문제에 대한 탐구였다”고 말한다. 일제강점기 카프문학과 1970, 80년대 민중문학에서는 사회적인 ‘나’의 임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았으며, 최인훈 이청준의 관념소설,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은 존재론적으로 ‘나’에 대해 질문했다. 김춘수의 시 ‘꽃’에서처럼 ‘나’와 ‘너’의 소통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문제도 있었다.
평론가 김형중 씨는 최인훈의 ‘구운몽’, 한승원의 ‘꿈’, 김성동의 ‘꿈’ 등 꿈을 소재로 한 문학작품을 통해 실현되지 않는 욕망을 투영하는 꿈의 서사를 훑는다.
평론가 이수형 씨는 월북한 아버지로 인해 정체성의 갈등이 폭발하는 최인훈의 ‘광장’부터 ‘아버지의 신화’를 없앤 김영하의 ‘퀴즈쇼’에 이르기까지 “한국 문학은 ‘가족’ 로망스의 자장 안에 있다”고 밝힌다.
평론가 박혜경 씨는 젠더(성)의 문제가 문학에서 다양하게 변주되어 왔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 강인하고 자애로운 모성(황순원)과 순결한 누이(김승옥), 육욕의 대상(장정일), 영적 교감의 대상(윤대녕) 등 남성 작가의 작품 속 많은 여성상을 분석한다.
평론가 류보선 씨에 따르면 일제강점기 문학에서는 민족의 필요성이 무엇보다 강렬하게 요구됐지만, 최근작인 김영하의 ‘검은 꽃’은 탈민족화를 보여 주는 등 ‘민족’이라는 테마는 뚜렷한 변화를 보였다.
동아일보,2008.2.29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 시의 향기 > 한국 현대詩 100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인과 화가의 만남―책과 그림展 (0) | 2008.04.13 |
---|---|
한국 현대시 100년史 5대 쟁점 (0) | 2008.03.24 |
100살 현대문학 소원은 국립박물관 (0) | 2008.02.22 |
한국 현대문학 100년의 키워드 - 연애,도시,가족 (0) | 2008.02.22 |
향후 100년 문학의 화두 - 김윤식 (0) | 2008.0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