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황보름
어디에나 있을 것 같은 동네의 후미진 골목길, 가정집들 사이에 동네 서점 하나가 들어선다. 휴남동 서점이다. 서점 주인 ‘영주’는 처음 몇 달 간 일은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책만 읽는다. 점점 공허한 느낌이 사라지는 것을 느낀 영주. 그 순간부터 서점은 사람과 감정, 저마다의 이야기가 모이는 공간으로 바뀌게 된다.
작가는 크고 작은 상처와 희망을 가진 사람들이 휴남동 서점이라는 공간을 안식처로 삼아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과정을 보여준다. 바리스타 ‘민준’, 로스팅 업체 대표 ‘지미’, 작가 ‘승우’, 단골손님 ‘정서’ 등 다양한 인물의 대화, 우정, 연대를 통해 사는 데 꼭 필요한 것들을 채워준다.
“바로 그게 수행의 기본자세거든요. 지금 이 순간에 완전히 존재하기. 지금 민준 씨가 그걸 하고 있는 거예요.”
“수행요?”
“흔히들 현재를 살라고 말하잖아요. 그런데 말이 쉽지 현재에 산다는 게 도대체 무슨 뜻이죠? 현재에 산다는 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그 행위에 온 마음을 다해 집중한다는 걸 말해요. 숨을 쉴 땐 들숨 날숨에만 집중하고, 걸을 땐 걷기에만 집중하고, 달릴 땐 달리기에만. 한 번에 한 가지에만 집중하기. 과거, 미래는 잊고요.”
_「커피 내릴 땐 커피만 생각하기」, 279쪽
“서점에서 일을 하는 동안 전 조금 더 좋은 사람이 된 것 같아요. 책에서 배운 것들을 상상 속에서만 저울질하는 것이 아니라, 이 공간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했거든요. 저는 많이 부족하고 이기적인 사람이지만 이곳에서 일을 하며 조금씩 더 나누고 베풀고자 했어요. 네, 전 나누고 베풀자고 굳게 다짐해야만 나누고 베풀 수 있는 사람이에요. 원래 태어난 바가 품이 크고 너그럽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으니까요. 이곳에서 생활하며 저는 ‘앞으로도’ 계속 더 좋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할 거예요. 책에서 읽은 좋은 이야기들이 책 속에만 머물러 있지 않게 하고 싶어요. 내 삶 주변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도 남에게 들려줄 만한 좋은 이야기가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_「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드는 공간」, 343~344쪽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황보름, 언급된 도서들
뮈리엘 바르베리 <고슴도치의 우아함>22쪽
모니카 마론 <슬픈 짐승>30
J.D.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34,95,348
이병한 <유라시아 견문>35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에이미와 이저벨>39
조슈아 그린 <옳고 그름>85
라우라 에스키벨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100, 동명의 영화
조해진 <빛의 호위>111
자와할랄 네루 <세계사 편력>117
시모어 번스타인 <시모어 번스타인의 말>123,132
영화 <피아니스트 세이모어의 뉴욕 소네트>131
김금희 <너무 한낮의 연애>157
최은영 <쇼코의 미소>158
데이비드 프레인 <일하지 않을 권리>171
에리히 프롬 <소유냐 존재냐>183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235
박완서 <저녁의 해후>,240 <서 있는 여자>242
고레에다 히로카즈 <태풍이 지나가고>304, 동명의 영화320
헤르만 헤세 <데미안>307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309
켄트 하루프 <밤에 우리 영혼은>337
J.D. 샐린저 <프래니와 주이>354,356
“서점이 없는 마을은 마을이 아니다. 스스로 마을이라 부를 수는 있겠지만 영혼까진 속일 수는 없다는 것을 자신도 알 것이다.” -닐 게이먼
호프스 앤드 피어스 Hopes And Fears -영국 그룹 킨Keane의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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