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휴대전화 소설 베스트셀러 속출
도와(필명·26)는 지난달 하순 소설책을 출판해 작가로 정식 데뷔했다. 작품은 순애보를 주제로 한 <클리어네스>이다. 그러나 그가 글을 쓴 곳은 원고지나 노트북 컴퓨터가 아니다. 휴대전화 번호판이 그의 키보드였다. 엄지손가락으로 휴대전화 번호판을 눌러 글을 써서 휴대전화 소설사이트에 올린다. 그의 소설은 지난해 11월 제1회 일본 휴대전화 소설 대상을 수상했다.
일본에서는 몇년 전부터 도와처럼 작가지망생도 아닌 평범한 젊은이가 쓴 휴대전화 소설 붐이 일고 있다. 수십만부의 베스트셀러가 속출해 불황에 허덕이는 일본 출판계에 숨통을 열어주는 활력소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이 자체 조사한 결과를 보면, 지난해 문예부문 연간 베스트셀러 1~10위 중 휴대전화를 발신지로 한 소설책이 3위 <연공>(124만부), 5위 <날개꺾인 천사>(120만부), 6위 <천사가 준 것>(40만부), 10위 <라인> (22만부) 등 4권이나 된다. 프로작가도 1만권을 넘기기 힘든 활자이탈 시대에 간단히 수십만권의 판매부수를 올리는 휴대소설이 수두룩하다.
휴대전화 소설을 지배하는 ‘작법’은 간단명료하다. 휴대전화 화면에 표시할 수 있는 문자가 일본어로 100자 정도이기 때문에 문장이 짧고 정경묘사도 적다. 대신 많은 경우 회화나 독백으로 구성된다. 내용은 대개 비련 끝에 연인이 죽는다는 순애보가 많다. 한겨레,2007.3.25 |
"일본 엄지족 휴대폰 소설 인기"
일본의 '엄지족'들이 '휴대폰 소설'에 열광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일본의 휴대폰 소설 붐을 조명해 눈길을 끌고 있다.
휴대폰 소설(Mobile Novel)은 말 그대로 휴대폰의 자판을 이용해 작성한 소설이다. 작가가 휴대폰에 올린 글을 사용자들이 이를 다운받아 감상한다.
가정주부인 사토미 나카무라(22)씨는 최근 200쪽짜리의 소설 '다시 너를 사랑하기 위해'라는 휴대폰 소설을 탈고했다. 일곱살때부터 휴대폰을 사용했다는 그녀는 "컴퓨터 자판보다 엄지손가락으로 휴대폰 자판을 누르는게 편하다"고 말한다.
휴대폰 소설은 대개 사랑과 우정을 소재로 하거나 가벼운 코믹북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스크린이 좁기때문에 짧은 문장으로 된 대화체가 많고 여백이 많다는 특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휴대폰 소설이 일본에서 탄생한 것은 7년전이다. 마호 아이랜드(Maho i-Land)라는 웹사이트가 진짜 소설처럼 표지와 챕터를 나누는 등 소설작품을 보는듯한 환경을 제공한데 이어 3년전에는 전화회사들이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하면서 사용자들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했다. 사용자들이 소설을 감상하는데 드는 비용은 월 50달러 정도이다.
휴대폰 소설의 붐으로 일본 최대의 휴대폰 서비스 사업자인 NTT 도코모는 지난해 9천만달러 수입에서 올해 2억달러의 수입을 기대하고 있다.
인기있는 휴대폰 소설은 책으로도 출간되는데 지금까지 가장 인기를 모은 것은 '사랑의 하늘'이라는 작품으로 130만권이 팔렸고 올 연말에는 영화로까지 만들어질 예정이다. '차코'라는 필명의 여성 휴대폰소설가(27)는 하루 2만5천명의 사용자가 접속할만큼 인기를 누린다. 한 팬이 출판사에 요청해 출간한 그녀의 소설은 44만권이 팔리는 히트를 기록했다.
WSJ는 휴대폰 소설이 앞으로도 얼마나 긴 생명력을 유지할지는 알 수 없지만 일부 작가들은 소설을 좀더 세련되게 다듬고 소재를 다양화해 이 장르를 더욱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뉴시스, robin@newsis.com
일본 '엄지 소설'의 반란
싼 문자 통신료 덕에 확산… 베스트셀러 1~3위 휩쓸어
휴대전화로 쓰고 읽는 일명 '엄지소설'이 일본 서점가를 점령했다. 휴대전화로 소설을 쓸 때 엄지손가락으로 번호판을 눌러야 하기 때문에 '엄지'라는 이름이 붙었다.
지난해 일본 베스트셀러 1~3위가 휴대전화 소설이며 상위 10위 열 권 중 다섯 권을 휴대전화 소설이 차지했다고 뉴욕타임스가 20일 보도했다. 엄지소설은 작가가 휴대전화에 문자메시지를 입력하듯 글을 쓰면 독자들은 휴대전화로 인터넷에 접속해서 이를 읽는다. 짧은 문장들로 쓴 사랑 얘기가 대부분인 엄지소설은 책으로도 출판됐지만 문학적으로는 가치가 없다고 평가받아 왔다. 그러나 엄지소설이 출판계를 주도하게 되자 일본 정통문예지 '문학계' 1월호에서는 '휴대전화 소설은 작가를 죽일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휴대전화 소설 특집을 마련했다.
엄지소설의 인기는 휴대전화의 저렴한 문자요금제에서 출발했다. 일본 최대 통신사 도코모(Docomo)가 한 달에 일정 요금만 내면 문자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요금제를 만들자 젊은 세대들은 글이나 이메일 대신 휴대전화 문자를 쓰기 시작했다. 엄지소설 '이프 유(If you)'로 지난해 베스트셀러 5위에 오른 작가 린(여·21)도 시간이 날 때마다 휴대전화로 글을 썼다. 이 글이 인기를 끌면서 142페이지의 소설로 출간돼 지난해 40만 부가 팔렸다.
엄지소설 작가들은 대부분 휴대전화 소설이 첫 작품이며 독자들 역시 기존 문학은 어렵다고 기피해온 세대다. 엄지소설 팬들은 만화를 즐겨보는 새로운 세대가 문학장르를 만들었다고 반기고 있지만 비평가들은 기존 문학보다 수준이 떨어지는 엄지소설이 출판계를 휩쓸 경우 일본 문학의 몰락이 빨라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조선일보, 2008.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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