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종 국어교과서 문학작품 분석
-문학제재를 중심으로 살펴본 소견-
고등학교는 2011년도 신입생부터 검인정 교과서로 전환되어 일선 학교에서는 이미 선택된 새로운 교과서로 수업을 하게 된다. 1종의 국정교과서에서 16종 32권의 검정교과서로 늘어났기 때문에 우리 학교에서 보는 국어교과서와 다른 학교의 교과서가 다를 수가 있다. 학교에서 어떤 출판사의 교과서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학생들이 배우는 제재나 내용이 달라진다. 이번에 교과서를 선정하면서 살펴본 16종 검정교과서의 문학제재를 중심으로 가장 많이 교과서에 실린 작가와 작품, 그 특징을 간략하게 살펴본다.
◈윤동주, 이육사시인, 이청준 소설가 등 가장 사랑받는 작가
1. 현대시
현대시는 28명의 작가와 40여 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다빈도 수록 작가는 윤동주 6회, 이육사 6회, 김소월, 백석 5회, 정지용, 정호승 4회, 김수영 3회 등이다. 그 중에서 백석의 <고향>,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수라>, <여승>, <흰 바람벽이 있어>와 정호승의 <봄길>, <슬픔이 기쁨에게>, <우리가 어느 별에서>,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등의 작품은 많은 출판사에서 다루고 있다. 7차 국정교과서에 실린 <진달래꽃> 5회, <광야> 4회, <유리창> 2회는 검정교과서에도 여전히 실려 있다
2. 현대소설
현대소설은 26명의 작가와 36여 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다빈도 수록 작가는 이청준 6회, 채만식 5회, 김유정, 이태준, 이효석 4회, 박완서 3회 등이다. 그 중에서 박완서의 <겨울 나들이>,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먹었을까>, <배반의 여름> 등이 교과서에 새롭게 수록된 작품이다. 7차 국정교과서에 실린 <눈길> 4회, <봄 봄> 2회, <삼대>, <장마>가 1회씩 그대로 실려 있다.
3. 고전문학
고전문학은 관동별곡 8회, 봉산탈춤 8회, 청산별곡 7회, 구운몽 5회, 춘향가(전) 5회, 어부사시사와 허생전이 1회씩 그대로 실려 있다. 7차 국정교과서에 실린 고전작품은 모두 개정교과서에도 실렸다. 아무리 고전문학의 특수성이 고려한다 해도 참심성이라곤 찾아 볼 수가 없다.
4. 중학교 1학년 교과서와 연계성
23종 검인정 교과서 중에서 시인은 김소월 19회, 윤동주 12회, 김영랑 11회, 박두진, 안도현 10회, 정지용 6회 등, 소설은 박완서 17회, 황순원 14회, 김유정 9회 등이 인기작가로 수록되어 자주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안도현 시인을 빼고는 모두 중, 고등학교 교과서에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특히 요절 작가 기형도 시인은 중학교에서는 10개의 출판사에서 다루며 사랑을 받고 있지만 고등학교 교과서에는 한 편도 오르지 못하는 기현상을 낳았다.
5. 대학능력수학시험 언어영역 출제와 연계성
김소월의 작품 3회, 정지용 3회, 이육사 3회, 윤동주 3회, 김수영 2회, 백석 1회 등이 언어영역에 출제되었으며 다빈도 수록 작가 중 현재 활동 중인 정호승 시인만 빼고 모두 출제되었다. 현대소설은 채만식 2회, 염상섭 2회, 김유정 2회, 이효석 1회가 출제되었다
♣ 이상 작품은 16종 교과서의 소단원, 심화학습, 더 읽을거리 모두 포함한 횟수임
16종 검정교과서 전체적으로 볼 때 우리 문학사에서 높은 가치를 평가 받고 있는 20~30년대의 시인과 저항시인은 여전히 많은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특히 친일작가의 작품이 사라지고 백석과 이태준 같은 월북 작가의 작품과 현재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정호승, 박완서의 작품이 눈에 띈다. 또한 해마다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명되는 고은 시인과 김혜순, 나희덕, 문정희, 최영미 등의 여성 시인의 참신한 작품도 많은 출판사에서 다루고 있다. 소설은 베스트셀러 작가인 공지영, 김려령, 박완서, 신경숙 등의 작품이 수록되어 학생들에게 더욱 재미있고 친숙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내년 고1 신입생에게 배부되는 검정교과서에 실린 문학작품은 현대시 40여 편, 현대소설 36여 편 등 총 76여 편의 작품이 실려 있다. 문학교과서 몇 권을 합쳐 놓은 방대한 분량이다. 이 작품을 전부 읽을 수는 없다. 다만 16종 교과서에 나오는 작품 중에서 한국문학사에서 중요하게 평가되고 있는 작품과 공통적으로 자주 등장하는 작가와 작품은 학생들에게 심화 보충활동이나 작품 더 읽기 등을 통해 추가적으로 소개해 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더 나아가 교과서에 수록된 장편소설은 작품의 일부가 아닌 전체 내용을 찾아 읽어 보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대학수학능력시험와 관련해서 현재 18종 문학교과서처럼 우리 학교에서 배우는 문학제재는 출제되지 않고, 다른 학교에서 다룬 교과서 지문 제재가 출제될 경우가 생긴다. 따라서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문학작품을 감상할 때 적용해야 할 기본 원리들을 충분히 제시하면서 교과서 수록 작품을 중심으로 체계적인 감상 능력을 길러주는 안내자가 되어야 한다.
학교에서 어떤 교과서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학생들은 좋아하는 작가를 만나게 되는 행운을 얻을 수도 있으며 즐거운 국어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재미있고 다양한 시와 소설을 읽으면서 국어 시간에 문학의 즐거움을 깨달을 수 있다면 검정 국어교과서는 틀림없이 ‘살아있는 교과서’로서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 벌써부터 내년이 기다려지며 마음이 설렌다. / 김동기 한서고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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