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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실밖 언어여행/수능 . 언어

언어영역 (5) 비문학

by 골든모티브 2008. 7. 5.

언어영역/비문학

 

《몇 년 전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문학의 비중이 문학보다 높아졌다. 비문학과 문학의 문항수와 배점을 보면, 2008학년도 수능에선 비문학이 21문항(41점)으로 문학과 4문항 7점 차를 유지하면서 더 비중이 주어졌다. 비문학 지문은 인문·사회, 과학·기술, 문학·예술, 생활·언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육적으로 가치 있는 글을 선정해 출제한다. 예전엔 과학 지문만 출제하던 것이 2006학년도 수능부터 기술 지문이 추가돼 이공계 강화정책과 보조를 맞추었다.》

비문학 정복 ‘무기’는 신문… 문단별 요지 찾기 연습!

<표1> 비문학의 빈출 유형 10
순위 문제 유형
1 핵심 정보의 파악
2 세부정보의 파악
3 전개방식의 파악
4 정보의 추리
5 관점 및 태도의 추리
6 구체적 사례의 적용
7 주장과 근거의 타당성 평가
8 적절한 해석 및 수용의 평가
9 다른 영역에의 적용
10 어휘의 의미 파악

최근 기출문제를 보면 비문학 분야의 출제는 나름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었다. 지문은 실제 생활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내용을 다루되 길이는 대체로 짧아지고 있고, 문제 유형이 단순화되면서 정보나 자료에 대한 이해를 평가하기보다 추론·종합·적용능력을 평가하는 문항이 늘고 있다. 이런 경향은 당분간 변하지 않을 것이다.

4일 실시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모의평가는 비문학에서 다소 까다로워 수험생들이 부담스러워했다. 가채점 결과를 봐도 비문학 부문의 정답률이 문학 부문보다 6% 내외로 낮았다. 학생들이 그만큼 비문학을 어려워한다는 예기다.

■ 비문학에 대한 오해와 진실

4일 평가원 모의평가가 끝나자 인터넷 게시판은 이번 시험에 대한 수험생들의 평가 열기로 뜨거웠다. 비문학 지문에서 배경지식이 필요한 문항들이 있어서 평가원 문제답지 않았으며, 지엽적인 사항을 묻는 문제도 예전 수능에 비해 많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다소 섣부른 판단이다. 설령 그렇다 해도 이는 평가원의 출제지침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다.

일부 학원 강사를 중심으로 ‘수능은 시사적인 사고를 평가하는 시험으로 배경지식은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가 진리처럼 전달되고 있는데 이는 크게 잘못된 것이다. 물론 수능 지문이 논리적, 과학적, 사실적 독해를 요구하는 것은 맞다. 그리고 선입견에 의한 오독도 경계해야 한다. 하지만 독해란 무엇인가. 글의 의미를 이해하고 해석해 어떤 반응을 얻어 내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배경지식의 역할은 중요하다.

어떤 글이든 독해의 원칙과 절차는 다음과 같다.

<표2> 독해의 절차
순서 절차
1 판독(): 음성 부호의 해독-사전적, 축자적 의미 파악
2 이해(): 문맥적 의미 파악=지각()
3 해석(): 경험과 배경 지식(스키마)의 관여, 심층적 의미 파악, 통합(), 의미의 재구성
4 반응(): 글의 내용 평가, 의미를 내포적으로 읽기(상징적 의미)



수능에 제시된 지문을 독해할 때에는 반드시 배경지식(Schema)이 필요하다. 배경지식이 풍부하면 그만큼 비문학 지문을 빠르고 정확하게 읽을 수 있다.

학원가나 출판계에서는 ‘구조독해’, ‘유형독해’라는 명칭을 단 강좌나 책이 유행하고 있다. 이것이 문제풀이에 어느 정도 근거가 있는 독해기술이라고는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사실 그렇게 특별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런 독해법은 ‘특별해 보이지만 특별하지 않은’ 방법을 잘 포장한 것이다. 수험생들도 열심히 독해연습을 하고 지문을 읽으면 학원 강사처럼 할 수 있다. 바로 ‘꾸준한 독서와 주제 찾기’가 그 비결이다.

비문학을 어떻게 대비할지에 대해서는 평가원 발행 책자에 잘 나타나 있다. [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대비 학습방법안내(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 탑재)]에는 다음 내용이 들어 있다.

[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대비 학습 방법 안내] 발췌

다.학습방법

읽기(비문학)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글을 접하여 대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배경 지식을 넓히고, 어휘력을 신장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주어진 시간 내에 많은 양의 지문을 읽고 문제를 해결해야 하므로, 교과서와 교과서 외의 글을 폭넓게 읽고 다양한 대상과 개념에 익숙해지도록 해야 한다. 읽기(비문학)에서는 인문, 사회, 과학, 기술, 예술, 생활, 언어 등의 분야에 대한 지문이 제시된다.

① 글에 제시된 정보를 정리하며 읽는 습관 갖기

② 평소 글을 읽을 때 글의 내용을 사실적으로 파악하며 꼼꼼하게 읽는 습관 갖기

③ 폭넓고 다양한 독서를 통하여 인문, 사회, 과학, 기술, 예술, 생활, 언어 등의 분야에서 다루는 기본 개념이나 대상을 이해하기

④ 개념적이고 추상적인 글의 내용을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상황과 연계하여 이해하기

⑤ 글의 내용, 내용의 전개 방식, 표현의 적절성에 대하여 비판하며 읽기

⑥ 글을 읽을 때 모르는 어휘는 사전을 찾아보거나 문맥을 통하여 의미를 파악하기

⑦ 글의 내용과 관련하여 백과사전, 책, 인터넷 등을 활용하여 개념과 기능 파악하기 등



평가원의 설명에 따르면 오늘부터라도 신문이나 언어영역 참고서를 붙잡고 문단별 요지를 찾아가는 연습을 꾸준히 반복하는 것이 비문학 독해의 답이다. 이 글에서도 학원에서 언급하는 독해 전략이 일부 언급되겠지만 그것은 최소한의 ‘요령’이라는 점을 밝혀둔다.

■ 비문학, 무엇을 평가하나

수능 출제매뉴얼에 따르면 언어영역 시험은 그 목적과 본질상 다양한 교과, 학문 영역의 통합을 추구한다. ‘인문·사회’ 지문은 역사 철학 종교 윤리 정치 경제 사회 인류 법 지리 언론 환경 등 인간의 본질과 사회 현상에 대한 탐구와 설명이 목적인 텍스트를 다룬다. ‘과학·기술’ 지문은 자연 현상 및 수리(), 실용적인 기술에 대한 탐구와 설명이 목적인 수학 물리 화학 생물 지학 의학 공학 농학 등의 텍스트를, ‘문학·예술’ 지문은 음악 미술 연극 영화 공예 미학 등 미를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과 예술 형식에 대한 탐구와 설명이 목적인 텍스트를 다룬다. ‘생활·언어’ 지문은 언어 그 자체와 언어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일상생활 및 문화 현상에 대한 탐구와 설명을 목적으로 하는 언어와 기호, 국어의 특징, 의사소통, 매스컴, 일상 대화 등의 텍스트를 주로 다룬다.

수능은 우선 ‘사실적 사고능력’을 측정한다. 이는 언어로 표현된 말이나 글의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해하는 능력과 사실에 맞게 언어로 표현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둘째, ‘추론적 사고능력’이다. 이는 언어 표현과 이해 과정에서 추론을 통해 좀 더 깊고 수준 높은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셋째, ‘비판적 사고능력’이다. 언어 표현과 이해의 과정에서 여러 가지 준거에 의해 분석한 것을 바탕으로 그 정당성이나 적절성 또는 가치 및 우열에 대해 평가하는 능력이다. 넷째, ‘창의적 사고 능력’으로 주어진 상황과 조건에 맞게 어떤 언어 자료를 변형하거나 새롭게 표현하는 고차적인 언어활동이다.

 

비문학을 잘하면 자동으로 논술 대비까지 할 수 있다. 이는 두 시험 모두 고교 교과과정과 교과서에서 출제하는 시험이기에 가능하다. 논술과 수능은 평가의 형식이 다를 뿐 다루는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수능이 주어진 보기 가운데 고르는 선택형인 데 반해 논술은 서술형이라는 차이가 있다. 특히 사회나 인문 제재는 바로 논술의 제시문이 될 수 있으므로, 공부하는 대상은 그대로 두고 방식만 바꾸면 수능 공부는 그대로 논술 공부가 된다.

 

 

[비문학 분야의 구체적인 독해 원칙(전략)]


첫 문단 내용에 주목 → 문단별 소주제 파악 후 연결

《대학수학능력시험 비문학 지문은 1400자 내외로 출제된다. 성인이 보통 1분에 1000자 정도를 독해하는 점을 감안하면 비문학 지문 1개를 읽는 데에 평균 1.5분 정도 걸린다는 얘기다. 수능 언어는 듣기를 제외한 45문항을 67분에 풀어야 하므로 문항당 약 1.5분이 소요된다. 결국 수능 언어영역은 지문을 정확히 읽는 것뿐만 아니라 빠르게 읽는 것도 중요하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2008학년도 수능부터 언어영역 문항수가 60문항에서 50문항으로 줄었지만 수능 언어영역은 ‘능력 검사(power test)’라기보다 ‘속도 검사(speed test)’인 것이 현실이다.》

〈표1〉비문학을 위한 핵심체크포인트  
순위 체크포인트
1 기출문제부터 시작한다
2 꾸준한 독서로 독해의 내공을 기르자
3 틀린 문제는 반드시 점검하자
4 사전을 통해 어휘력을 기르자


▒비문학 지문, 어떻게 만드나

수능이나 평가원 모의평가의 비문학 지문은 기존에 출간된 글의 한 부분을 활용하기보다 한 편의 완결된 글을 간략히 재구성해 제시하고 있다. 더 나아가 글의 완결성과 교육적 함의를 위해 출제자가 출제 지문을 직접 집필하는 경우도 있다. 비문학 지문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우선 분량은 대개 1400자 내외가 된다. 너무 길면 글의 초점이 분산되거나 독해 시간이 많이 걸릴 우려가 있고, 너무 짧으면 충분한 정보를 담기 어려워 좋은 문제를 내기 어렵다. 둘째, 교육적 함의가 충분한 글을 선정한다. 읽는 것만으로도 교육적 가치가 있는 글을 대상으로 하기에 사회적, 학문적 논란의 여지가 많은 주제는 다루기 어렵다. 셋째, 구성과 체제가 우수하고 어법에 맞는 표현을 사용하며 논리적 모순이 없는 모범적인 글이 선정된다. 넷째, 설명적 요소와 설득적 요소를 결합해 앞부분은 기본 개념이나 원리 등을 해설하고 뒤에서는 앞에서 설명한 내용과 연관된 예시나 주장, 의견 등을 개진하는 지문이 많다. 다섯째, 원리와 적용이 적절히 균형을 이뤄 앞에서는 개념이나 원리를, 뒤에서는 실제상황이나 현실에 적용해 대안을 제시하거나 문제점을 지적한다.

출제 매뉴얼은 비문학 지문 독해방법을 파악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출제매뉴얼은 수험생과 교사들의 필독서다.



<참고>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매뉴얼에서 발췌

나. 지문(자료)의 선정 및 제작

언어 영역에서 지문(자료)은 고교 교육과정의 정상화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교육적 의의를 고려하여 엄선하여야 한다. 지문은 인문적 깊이와 생활상의 필요 등을 적절히 고려하여 선정하되,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갖춘 글을 선정한다.

○ 삶의 경험과 사색이 응축된 글

○ 현대적인 관점에서 계승할 만한 가치 있는 내용을 담은 고전

○ 풍부한 정서를 잘 표현하고 있는 아름다운 글

○ 논리적·구성상의 엄밀성, 내용상의 풍부함 등 일반적인 좋은 글의 요건이 두루 갖추어져 글쓰기의 모범을 보이는 글

○ 치밀한 사고와 엄밀한 논리적인 전개를 보여주는 글

○ 글 자체가 탐구 정신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읽기 과정 자체를 통하여 사고의 폭을 넓혀 주고, 사고력 훈련의 기회가 될 수 있는 글

○ 단순 사실이나 주장을 평면적으로 담고 있는 지문보다 필자의 주장이 입체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지문.

○ 내용과 형식면에서 교육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문.


 

이런 글이 많은 ‘독서’ 교과서를 꾸준히 읽으면 문단별 주제 찾기 연습에 좋다. 독해의 결과를 점검하는 ‘학습활동’ 공부는 필수임을 잊지 말자.

〈표2〉출제에서 배제되는 지문 내용  
순서 내 용
1 특정 종교나 특정 지역 혹은 여성, 노인, 장애우를 근거 없이 비방하는 내용
2 논쟁의 여지가 있는 민감하거나 자극적인 내용
3 지나치게 난삽한 내용이나 학계에서 공인되지 않은 학설을 의문의 여지가 없는 진리인 듯 기술한 내용
4 논쟁의 대상인 어느 한 편을 일방적으로 옹호만 하거나 비난하면서 균형 감각을 상실하고 있는 내용



▒ 비문학, 이렇게 읽자

비문학 지문은 아무런 선입견 없이 지문을 읽은 뒤에 문제를 푸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다. 하지만 ‘속도 검사’가 된 수능 언어영역에서 그렇게 했다가는 시간 부족을 겪기 쉽다. 과거 언어영역이 60문항이던 시절, 50번 이후 문항의 정답률이 급격히 떨어졌던 통계가 있다. 이는 많은 수험생들이 후반부 문제들을 풀지 못하고 답을 ‘찍었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또 50번 이후 문항에는 B/D(Blank/Double)가 많았다. 답지를 비우거나 답안을 중복 표기한 경우가 많았다는 얘기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해부터 문항수를 50문항으로 줄이고 시간도 80분으로 조정했지만, 지문 수에 변함이 없고 고등사고력 측정 문제가 많아져 이런 현상은 올해도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비문학 지문도 문학 지문처럼 문제를 먼저 보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과 같은 문제는 반드시 문제를 먼저 보기를 권한다. 답지 5개 중 4개는 옳은 진술이므로 본문의 내용을 짐작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 비문학 독해의 기본원리

비문학 독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주제 파악이다. 앞서 언급했지만 수능의 비문학 지문은 고도로 정제된 지문이다. 수능 출제단에는 문장을 가다듬는 검토진, 윤문진이 따로 있기 때문에 통일성, 완결성, 일관성 등 문단의 원리에 적합한 지문을 만들어낸다. 따라서 각 문단의 소주제를 파악해 연결하면 비문학 지문의 독해는 자연스럽게 마무리된다. 소주제 파악에는 같은 글을 반복해 읽는 것 외에 별다른 요령이 없다. 하지만 수능에선 그럴 여유가 없으므로 다음의 원칙들을 활용해 시간을 아끼자.

(1)반복되는 추상적 단어를 주목하라

주제는 대체로 그 문단에서 되풀이되는 추상적인 단어에서 나온다. 하나의 문단, 하나의 글에는 반복되는 단어가 있고 그 단어가 주제어일 확률이 높다.

 

(2)첫 문단은 화제 제시나 개념 정의다

수능 비문학 지문은 설명적인 요소와 논증적인 요소가 함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수험생의 이해를 돕기 위해 첫 문단은 제시한 화제어의 의미 설명이나 특성 제시가 많다. 이는 해당 용어를 모르는 수험생에게 큰 도움이 된다. 이를 알고 지문 독해에 임하면 시간을 절약하기에 좋다.

이만기 엑스터디 언어영역 강사/동아일보,2008.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