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 시인 초간본 총서
김억에서 윤동주까지 현대시 100년 ‘오롯이’
처음, 그 詩가 피어나던 그 모습 그대로…
한국 현대시의 바탕이 된 김소월, 정지용, 백석, 윤동주 등의 초간본 시집을 되살린 「한국 대표 시인 초간본 총서」(전20권. 열린책 들 刊)가 나왔다. 이 총서는 1920-40년대 초간본들의 간기(刊記.발행 및 인쇄 일시와 장소, 책값 등을 기록한 것)를 그대로 수록하는 등 시집의 본래 모습을 충실하게 재현했다. 그 러면서도 영인본과 달리 깨끗한 활자와 30-40대 젊은 화가들의 그림으로 표지를 꾸 며 일반 독자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한자를 한글로 바꾸고, 시적 의미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 현대적 표기법으로 바꿨으며, 시집마다 상세한 각주와 해설을 덧붙여 놓았다.
총서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현대시집으로 평가받는 김억의 첫 시집 「해파리의 노래」(1923.6), 김소월의 초기작 126편이 실린 「진달래꽃」(1925.12), 승려이자 독립운동가인 한용운의 「님의 침묵」(1926.5), 조선프롤레타리아동맹(KAPF) 문학부 에서 낸 시집으로 김창술, 권환, 임화, 박세영, 안막 등 다섯 명의 시를 담은 「카 프 시인집」(1931.11)이 들어 있다.
정지용의 첫 시집 「정지용 시집」(1934.10)과 두번째 시집 「백록담」(1941.9), 한국 현대시가 지닌 심미와 서정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받는 김영랑의 첫 시집 「영랑 시집」(1934.11), 발표 당시 100부 한정판으로 나왔던 백석의 첫 시집 「사슴」(1935.1), 카프 제2차 검거사건이 일어났던 1934년 이후 쓴 41편의 시를 수 록한 임화의 첫 개인시집 「현해탄」(1937.2)도 이번 총서에서 만날 수 있다. 김상용의 유일한 시집인 「망향」(1938.5), 한국 현대시의 새로운 공간을 확보 했다는 평가를 받는 김광균의 「와사등」(1938.8), 일제말 암흑기에 국어의 순수성 을 지켰던 박남수의 「초롱불」(1939.2), 청록파 시인 박목월, 조지훈, 박두진의 공 동시집 「청록집」(1946.6)도 새롭게 편집됐다. 이용악의 두번째 시집 「낡은 집」(1937.11)과 세번째 시집 「오랑캐꽃」(1947. 4), 오장환의 두번째 시집 「헌사」(1938.7), 김기림의 두번째 시집 「태양의 풍속 」(1938.9), 유치환의 두번째 시집 「청마시초」(1938.12), 이육사와 윤동주의 유고 시집 「육사 시집」(1946.10)과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1948.1)도 총서에 포함 됐다. 문학평론가 이남호(고려대 국어교육과 교수)씨가 책임편집했으며, 2천질 한정본 으로 출간됐다.
화가의 장정 작업 부활로 화단과 출판계의 이목 또다시 집중
한국 근대 장정사를 들춰보면 화가들이 표지 디자인을 맡아 작품을 완성한 경우가 많다. 한국 최초의 양화가로 꼽히는 고희동(1886-1965)은 육당 최남선의 지리산 수필기행서 <심춘순례>의 표지를 그렸고, 화가 김환기(1813-74)는 김동리, 계용묵, 박종화, 염상섭, 이태준의 단편소설을 모은 <해방문학선집>을 꾸몄다. 또 운보 김기창, 근원 김용준 등 20세기 전반기에 화단을 누빈 작가들은 문단과 교유하며 자신의 작품을 책에 수놓은 장정가들이다.
[한국 대표 시인 초간본 총서 목차] |
김억, 『해파리의 노래』(1923. 6. 30), 192면
[예스24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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