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베스트셀러 보면 '올해의 우리'가 보인다
2002년 소설 두각. 2007년 자기계발서, 재테크 서적. 2012년 위안서(위로)
1~2월에 많이 팔린 책들의 장르가 결국 한 해의 흥행 코드로 이어지는 지표가 된다
◇ 스토리→성공→마음
2002년 1~2월은 소설이 대세였다. 교보문고 2월 베스트셀러 1~5위를 모두 소설이 휩쓸었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봉순이 언니' '연탄길1' '괭이부리말 아이들' '오페라의 유령' 순이다. 1월에도 베스트셀러 20위 안에 든 책 가운데 절반이 소설. '봉순이 언니' '그 많던 싱아는…' 등 한국 소설을 비롯해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제1권' 같은 판타지 블록버스터 소설, '위대한 개츠비' '호밀밭의 파수꾼' 등 고전 소설까지 온통 소설판이다. 이 시기의 두드러진 특징은 한국에서 '마이너' 장르였던 판타지 소설이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다는 것. '그 많던 싱아…' '봉순이 언니' 등은 모두 TV 오락프로그램에 집중 소개되면서 '뜬' 경우였지만 1990년대부터 계속된 한국 소설 강세가 고스란히 이어졌다. 2001년 겨울에도 '국화꽃 향기' '가시고기' 같은 감성적 멜로소설이 인기를 끌었다.
5년 뒤인 2007년엔 판도가 확연히 바뀌었다. 2004년 하반기부터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며 활황 국면에 접어들기 시작한 2007년 초에는 '성공'과 '재테크'가 화두였다. 교보문고 2월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대한민국 20대 재테크에 미쳐라'를 필두로 '바보처럼 공부하고 천재처럼 꿈꿔라' '청소부 밥' '프린세스 마법의 주문' 등 자기계발서와 경제경영서가 상위를 휩쓸었다. 금융자본주의가 최고점을 찍었던 시기, "돈 벌어 성공하자"는 분위기가 사회 전체에 만연했던 때다. 하지만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겪은 직후인 2009년부터 성공 신화에 대한 기대는 확 꺾였다. 재테크 서적의 인기는 사그라지고 성공을 파는 책들도 주춤해졌다.
대신 2012년 겨울 책방은 드라마·영화 원작소설, 그리고 종교인이 쓴 책이 휘어잡고 있다.
정은궐의 '해를 품은 달'(파란미디어)이 매회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고 있는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5주째 1위를 차지했고, 최근 영화 '밀레니엄: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이 흥행하면서 스티그 라르손의 원작소설(뿔)이 출간한 지 1년 만에 베스트셀러 10위권 내에 진입했다. 분노에 지친 한국인들에게 위로와 성찰의 메시지를 전하는 책은 지난해부터 강세였으나, 특히 종교인 필자에 대해 독자들은 명확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 하버드대 재학 중 출가해 한국 승려 최초로 미국 대학교수가 된 혜민 스님이 트위터에 올린 글과 에세이를 모은 책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쌤앤파커스)은 출간 한 달 만에 10만부가 팔려나가며 무서운 상승세를 예고하고 있다. 차동엽 신부의 '내 가슴을 다시 뛰게 할 잊혀진 질문'(명진출판)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 1·2월 베스트셀러는 올해 트렌드의 바로미터
본지가 교보문고 예스24의 2002년, 2007년, 올해 1·2월 베스트셀러 목록을 받아 '연초 히트상품' 변화를 분석했다. 10년 전엔 판타지·고전·한국 소설 등 갖가지 소설을 섭렵했던 독자들은 5년 후엔 '하면 된다'를 부르짖는 자기계발서를 읽으며 성공을 꿈꿨다. 다시 5년이 지난 올 초엔 드라마·영화 흥행이 원작소설의 강세로 이어지고 있다. 1·2월 베스트셀러 순위와 그 해 전체 베스트셀러의 순위는 구체적 책 이름에선 약간의 차이가 있었지만, '흥행 종목'에선 일치했다. ⓒ 조선일보 & Chosun.com / 2012.2.18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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