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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과 소설의 향기/탄생100주년 문인

2008년 탄생 100주년 문학인

by 골든모티브 2008. 4. 15.

현대문학 100년 - 1908년생 문인들 기린다

» 왼쪽부터 임화, 김유정, 유치환, 김기림, 김정한. 탄생 100주년 <한겨레> 자료사진

 

2008년은 소설가 김유정, 시인 유치환 등이 태어난 해

한국 근대 문학 비평의 주춧돌을 놓은 임화, 김기림, 최재서, 백철의 탄생 100주년

1908년 11월에 창간된 잡지 <소년>에 발표된 최남선의 <해(海)에게서 소년에게>는 한국 신체시의 효시로 꼽힌다. 한국 현대문학이 바로 이 시에서부터 비롯되었다고 해도 좋다.

<해에게서 소년에게>가 태어난 1908년에 한국 문학사의 동량이 될 숱한 ‘소년’들이 또한 고고성을 울렸다. 평론가 임화, 김기림, 최재서, 백철과 소설가 김유정, 김정한, 이무영, 시인 유치환, 조벽암 등이 그들이다. 1908년은 가히 한국 현대문학의 원년이라 할 법하다.

 

탄생 100년을 맞는 현대문학의 거장들을 기리는 자리가 다채롭게 마련된다. 우선 국문학 연구자들 모임인 한국현대문학회(회장 장사선 홍익대 교수)는 15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건국대 상허연구관 424호, 425호에서 열리는 정기 학술대회에서 1908년생 비평가 네 명을 집중 조망한다. 김동식 인하대 교수가 임화, 김기림, 최재서와 한국 근대 문학비평의 특질을 제시하고, 진정석(인하대 강사)씨는 김기림과 최재서를 통해 한국 모더니즘 문학의 역사적 위치를 새롭게 자리매긴다. 김예림(성공회대 강사)씨는 그동안 연구의 공백 지대로 남아 있던 일제 말기 이들의 문학사적 고투와 그 의의를 규명하고자 하며, 류보선 군산대 교수는 해방공간 4인의 비평적 모색 과정을 고찰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손유경(임화), 고봉준(최재서), 김승구(김기림), 배개화(백철)씨가 각각 개별 비평가에 관해 발표하며, 원로 국문학자 김윤식 서울대 명예교수가 70년대부터 현재까지 한국 문학비평사 연구의 변모와 현재의 과제에 대해 특강을 한다.

 

김유정의 고향인 강원도 춘천에서는 김유정문학촌(촌장 전상국)을 중심으로 ‘김유정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가 구성되어 12일 ‘봄·봄 스토리 페스티벌’ 선포식을 열었다. 4월에 ‘한국의 웃음문화’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여는 것을 필두로 창작 판소리와 인형극, 마임, 애니메이션 등으로 김유정 소설을 재탄생시키는 공연들이 이어진다. 5월부터 10월까지는 김유정문학촌 앞 특설마당에 ‘할아버지 어렸을 적에’를 주제로 상설 체험전시공간이 마련되며, 10월 3~5일에는 일본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오에 겐자부로와 중국 작가 모옌, 티에닝 중국작가협회 주석, 그리고 고은 시인과 소설가 오정희씨 등 한·중·일 작가 45명이 참가하는 ‘동아시아 대표작가와의 만남’ 행사도 이어진다. 이밖에 김정한의 부산, 유치환의 경남, 이무영의 충북 등에서도 지역별로 개별 문인 기념행사를 따로 마련한다.

 

한편 한국작가회의와 대산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임화, 최재서, 백철, 김유정, 유치환, 김기림, 김정한, 이무영 등 1908년생 문인 여덟 명을 기리는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 문학제’를 5월에 열기로 하는 등 올 한 해 한국 문단은 100돌 기념 행사들로 북적일 참이다.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한겨례,2008.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