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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의 향기410

한국문학 100년 세계화 길 한국문학 100년 세계화 길을 묻다 작품성·대중성 갖춘 다양한 장르 개발과 전문 번역가 양성 절실 1- 무기의 그늘 불어판/황석영. 2- <무기의 그늘> 프랑스판 출간 후 팬사인회 가진 황석영씨 3- 최다 해외출판 작품인 이문열 <시인>. 4- 삼국지강의 저자 이중톈(오른쪽)과 작가 이문열씨가 프레스.. 2008. 10. 22.
그대에게 가고 싶다-안도현[26]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26] 그대에게 가고 싶다-안도현 해 뜨는 아침에는 나도 맑은 사람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보고 싶은 마음 때문에 밤새 퍼부어대던 눈발이 그치고 오늘은 하늘도 맨 처음인 듯 열리는 날 나도 금방 헹구어낸 햇살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창가에 오랜만.. 2008. 10. 22.
원시 (遠 視)-오세영[24]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24] 원시 (遠 視)-오세영 멀리 있는 것은 아름답다. 무지개나 별이나 벼랑에 피는 꽃이나 멀리 있는 것은 손에 닿을 수 없는 까닭에 아름답다. 사랑하는 사람아, 이별을 서러워하지 마라, 내 나이의 이별이란 헤어지는 일이 아니라 단지 멀어지는 일일 뿐이다. 네가 보낸 .. 2008. 10. 18.
박용하 ‘전화보다 예감을 믿는 저녁이 있다(39) [현대시 100년-위안의 詩] 박용하 ‘전화보다 예감을 믿는 저녁이 있다 시평 용하야, 잘 지내고 있느냐. 오랜만에 꺼내든 이 시를 보니 우리가 해치운 술들이 한꺼번에 몰려와 나를 기절시키려 하는구나. 그래, 그때 우리는 확실히 전화보다 예감을 더 믿었다. 너는 그때 종종 비둘기가 창가에 찾아오곤 .. 2008. 10. 17.
질투는 나의 힘-기형도[23]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23] 질투는 나의 힘-기형도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 2008. 10. 17.
민들레-신용목[22]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22] 민들레-신용목 가장 높은 곳에 보푸라기 깃을 단다 오직 사랑은 내 몸을 비워 그대에게 날아가는 일 외로운 정수리에 날개를 단다 먼지도 솜털도 아니게 그것이 아니면 흩어져버리려고 그것이 아니면 부서져버리려고 누군가 나를 참수한다 해도 모가지를 가져가지.. 2008. 10. 16.
한(恨)-박재삼[21]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21] 한(恨)-박재삼 감나무쯤 되랴 서러운 노을빛으로 익어가는 내 마음 사랑의 열매가 달린 나무는! 이것이 제대로 벋을 데는 저승밖에 없는 것 같고 그것도 내 생각하던 사람의 등 뒤로 벋어가서 그 사람의 머리 위에서나 마지막으로 휘드려질까본데. 그러나 그 사람이 .. 2008. 10. 15.
그리운 부석사-정호승[20]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20] 그리운 부석사-정호승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오죽하면 비로자나불이 손가락에 매달려 앉아 있겠느냐 기다리다가 죽어버려라 오죽하면 아미타불이 모가지를 베어서 베개로 삼겠느냐 새벽이 지나도록 마지摩旨를 올리는 쇠종 소리는 울리지 않는데 나는 부석사 당.. 2008. 10. 14.
사랑의 기교 2-라포로그에게-오규원[19]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19] 사랑의 기교 2-라포로그에게-오규원 사랑이 기교라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나는 사랑이란 이 멍청한 명사에 기를 썼다. 그리고 이 동어 반복이 이 시대의 후렴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까지도 나는 이 멍청한 후렴에 매달렸다. 나뭇잎 나무에 매달리듯 당나귀 고삐에 .. 2008. 10. 13.
서울역 그 식당-함민복[18]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18] 서울역 그 식당-함민복 그리움이 나를 끌고 식당으로 들어갑니다 그대가 일하는 전부를 보려고 구석에 앉았을 때 어디론지 떠나가는 기적소리 들려오고 내가 들어온 것도 모르는 채 푸른 호수 끌어 정수기에 물 담는 데 열중인 그대 그대 그림자가 지나간 땅마저 사랑.. 2008. 10. 11.
열애-신달자[17]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17] 열애-신달자 손을 베었다 붉은 피가 오래 참았다는 듯 세상의 푸른 동맥속으로 뚝뚝 흘러내렸다 잘 되었다 며칠 그 상처와 놀겠다 일회용 벤드를 묶다 다시 풀고 상처를 혀로 쓰다듬고 딱지를 떼어 다시 덧나게 하고 군것질하듯 야금야금 상처를 화나게 하겠다 그래 그.. 2008. 10. 10.
가난한 사랑 노래-신경림[16]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16] 가난한 사랑 노래-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 - 신경림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 2008. 10. 9.
저녁에-김광섭[15]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15] 저녁에-김광섭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 일러스트=클로이 .. 2008. 10. 8.
옥수수밭 옆에 당신을 묻고-도종환[14]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14] 옥수수밭 옆에 당신을 묻고-도종환 견우직녀도 이 날만은 만나게 하는 칠석날 나는 당신을 땅에 묻고 돌아오네 안개꽃 몇 송이 함께 묻고 돌아오네 살아 평생 당신께 옷 한 벌 못 해주고 당신 죽어 처음으로 베옷 한 벌 해 입혔네 당신 손수 베틀로 짠 옷가지 몇 벌 .. 2008. 10. 7.
갈증이며 샘물인-정현종[13]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13] 갈증이며 샘물인-정현종 너는 내 속에서 샘솟는다 갈증이며 샘물인 샘물이며 갈증인 너는 내 속에서 샘솟는 갈증이며 샘물인 너는 내 속에서 샘솟는다 <1999년> 일러스트=클로이 사랑하는 너, 내 마음속의 시소 스무 살 언저리 어느 날, 친구 손에 이끌려 아주 작.. 2008. 10. 6.
새벽밥-김승희[12]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12] 새벽밥-김승희 새벽에 너무 어두워 밥솥을 열어 봅니다 하얀 별들이 밥이 되어 으스러져라 껴안고 있습니다 별이 쌀이 될 때까지 쌀이 밥이 될 때까지 살아야 합니다 그런 사랑 무르익고 있습니다 ▲ 일러스트=이상진 그래도, 껴안을 수 있는 사랑이 있기에… 가끔 새벽.. 2008. 10. 4.
남편-문정희[11]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11] 남편-문정희 아버지도 아니고 오빠도 아닌 아버지와 오빠 사이의 촌수쯤 되는 남자 내게 잠 못 이루는 연애가 생기면 제일 먼저 의논하고 물어보고 싶다가도 아차, 다 되어도 이것만은 안 되지 하고 돌아누워 버리는 세상에서 제일 가깝고 제일 먼 남자 이 무슨 원수인가.. 2008. 10. 3.
이용한-우체통(38) [현대시 100년-위안의 詩] 이용한-우체통 이 시를 읽고 나면 편지가 쓰고 싶어지는 저녁이 옵니다. 서랍 속에 감추어 두었던 오래된 편지를 꺼내 읽고 싶은 마음이 술렁입니다. 먼지가 내려앉고 귀퉁이가 바스락거리는 그 오래된 편지봉투의 주소를 기억하고 모른 척하고 있던 세월에 지금 자신을 들키.. 2008. 10.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