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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의 향기/시론 칼럼

디카시(dica-poem) - 새로운 시 장르

by 골든모티브 2008. 1. 30.

'디카 영상과 문자 결합' 잡지 <디카시> 창간

 

‘디카시(dica-poem)’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시 장르

 

도서출판 '디카시'는 반년간 정기간행물 <디카시>를 창간했다. 그동안 두번 나온

 무크지 <디카시 마니아>에서 '마니아'를 빼고 새로운 잡지가 만들어진 것이다. ⓒ 윤성효

정기간행물 <디카시(詩)>가 창간됐다.

편집주간 이상옥 창신대 교수(문예창작)는 “휴대전화로 인상 깊은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시를 지어 보내면 바로 ‘디카시’가 된다”며 “디카시는 네티즌뿐만 아니라 휴대전화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문인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디카시’에 대한 관심이 폭발하고 있다”며 “디카시 창작자와 독자들의 관심을 담아내기 위해 정기간행물을 창간하게 되었다”고 설명. 정기간행물 <디카시>는 당분간 반년간으로 나온다. 도서출판 ‘디카시’가 이번에 창간호로 <디카시> 겨울호를 냈다. 이 교수는 “독자들의 관심에 따라서는 앞으로 계간 내지 월간으로도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디카시(dica-poem)’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시 장르다.
이 교수가 2004년 4월 인터넷 서재를 만들어 사진과 시를 올리면서부터 디카시 창작이 시작되었다. 디지털카메라를 갖고 다니면서 어떤 장면을 보고 사진도 찍고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을 시로 쓴 것이다. 문예지 등에 시를 사진과 같이 발표하는 형식이다.
 

이 교수는 디카시집 <고성가도(固城 街道)>(2004년 9월)를 펴내고, 디카시 개인전(2005년 8월)을 열었다. 디카시 전문 무크지 <디카시 마니아>가 2006년 6월과 12월에 나오기도 했다. 이 교수는 올해 5월 디카시론집 <디카시(詩)를 말한다>를 냈다. 디카시가 무엇인지를 따져보는 세미나가 지난 10월에 열리기도 했다.
 

이 잡지는 기존의 무크지 <디카시 마니아>를 정기간행물로 바꾸면서 ‘마니아’라는 말을 빼고 제호를 바꾼 것이다. 디지털 사진 영상과 문자로 표현되는 새로운 글쓰기 형태는 네티즌들 사이 자연발생으로 광범하게 유포되어 있다.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멀티미디어 시대에 소통 방식이 문자에서 문자+영상으로 바뀌면서 글쓰기도 자연발생적으로 문자와 영상이 결합했다고 할 수 있다.
 

‘디카시’라는 용어는 이상옥 교수가 시대적 함의를 포착해 이름을 붙였다. 그런 뒤 시론화 작업을 거쳐 드러난 것이다. 디카시는 ‘언어 너머의 시’, ‘자연이나 사물에서 포착한 시적 형상’, ‘날시’ 등으로 표현된다.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 문자로 재현한 시다.
 

이 교수는 창간호는 소박하게 꾸몄다고 소개. 박찬일 시인은 “시와 소통”이란 제목의 글을 통해 ‘날시’에 대한 독특한 의견을 피력했다. 박 시인은 “문학의 위기, 시의 위기라는 말이 회자하게 된 것은 영상매체의 승승장구가 주요 이유였다”면서 “디카시가 문학의 위기, 시의 위기를 심화시키는 데 공헌할 것인가 혹은 문학의 영상매체에 대한 의존성을 심화시키는 데 공헌할 것인가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원로 이상범 시인은 김영탁 시인과 가진 대담(렌즈에서 핀 꽃)을 통해 “꽃들에 매료되어 디지털 카메라에 담아내게 되었고 꽃 사진들이 쌓이다 보니 ‘아, 이런 작업도 재미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포토샵을 공부하게 되었다”면서 “이번 시집은 디지털 카메라와 컴퓨터와 언어가 삼위일체가 되어 세상에 태어난 셈”이라고 말했다.
 

이상범 시인은 올해 사진과 시를 함께 담은 시집 <꽃에게 바치다>를 펴냈다. 그는 “문자와 사진의 만남은 매우 매력적인 요소들을 품고 있으면서 또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상반된 경계선의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는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창간호에는 정진규 시인이 범종 사진과 함께 쓴 “범종의 젖꼭지”를, 고운기 시인은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떨어진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놓고 쓴 “벚꽃 질 때”를 실어 놓았다. 또 최문자 공광규 전기철 홍일표 서안나 이태관 박현수 이미경 위선환 최광임 김영찬 김효선 시인이 디카시를 발표했다. 이명수 시인은 디카시와 산문으로 집중조명했고, 김관수 교수의 디지털카메라 지상 촬영법 강의는 초보자나 프로에게도 유익한 꼭지다.
 

이상옥 교수는 “디카시의 정기간행물 시대”라는 인사말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시라는 장르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그 지평을 끊임없이 확장해 왔다. 우리 시만 하더라도 개화기 이전에는 자유시나 산문시라는 개념은 없었다. 그러나 복잡다다한 시대정신을 정형시라는 형식으로 다 담을 수 없었기 때문에 자유시나 산문시가 나타났다. 이처럼 디카시도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시대정신을 담기 위해서 등장했기에, 디카시가 이 시대의 이슈가 된다는 점만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2007년 12월 27일 (목) 17:33   오마이뉴스

 

 

사진을 문자로 … ‘언어 너머 시’ ‘디카시’는 바람처럼 …

 

문학평론가이자 시인 이상옥(50·마산 창신대 문예창작과 교수)씨가 지어 자신의 휴대전화에 띄워 놓은 ‘낙조’란 제목의‘디카시(詩)’전문이다. 그가 이 시를 다른 시인들에게 휴대전화로 보내면 다른 시인들도 디카시를 보내온다.

이교수는 디카시를 새로운 장르로 뿌리내리도록 하기위해 26일 창신대에서 디카시 세미나를 연다. 이 세미나에서는 박찬일 시인이 ‘시와 소통’이라는 주제발표를 하고 양문규 시인이 토론자로 참여한다.

이 교수는 디카시 보급에 앞장서 왔다. 그는 2004년 4월 ‘인터넷 서재’(ww.member.kll.co.kr/lso/)란 사이트에 50여편의 디카시를 연재하면서 디카시란 말을 처음으로 사용했다. 지난 5월에는 디카시의 개념과 이론을 소개한 평론집 ‘디카시를 말한다’(시와 에세이)를 펴냈다. 디카시집 ‘고성가도’(街道)와 디카시 전문지 ‘디카시 마니아’도 펴냈다. 디카시전시회와 디카시 카페도 운영하고 있다.

이 교수는 “디카시는 단순히 시와 사진이 조합된 것이 아니라 사진을 문자로 번역해 놓은 ‘언어 너머 시’”라고 설명했다. 즉 디지털 카메라가 찍은 사진은 언어로 가공되기 이전의 ‘날시’(raw poem)로 볼 수 있고 이를 문자로 재현한 것이 디카시라는 것이다. 과거의 시는 시인이 주체였지만 디카시에서 시인은 번역자나 대리인 개념이라는 것이다.

“아나로그 사진은 바로 볼 수 없지만 사물을 찍은 즉시 볼 수 있는 디카는 새로운 펜의 역할을 합니다. 디지털 카메라가 잡은 순간의 감동을 음미하면서 시를 쓸 수 있는 것입니다.” 이교수는 원로와 중견시인들에게도 디카시를 권유하고 있다. 원로 시조 시인 이상범(72)씨도 지난 5월 디카시집 ‘꽃에게 바치다’(토방)를 선보였고 강희근, 박노정, 이기철, 변종태 시인들도 디카시를 발표하고 있다.

디카시는 휴대전화, 인터넷을 통해 쉽게 유통되는 데다 사진이 있어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종이속에 갇혀 있는 기존 시와는 유통경로가 다르다.

이 교수는 “기존 시는 시인들도 어렵다고 한다. 좋은 시라고 해도 시인들 사이에 유명할 뿐이지 대중성이 없다. 많은 사람이 읽고 소통하지 않으면 시의 가치가 없다”고 잘라 말한다. 그는 한때 도종환 시인의 ‘접시꽃 당신’같은 시집은 100만부나 팔렸지만 요즈음 유명한 시인도 1000권을 팔기가 어려운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예술은 끝 없이 영역을 확장합니다. 디카시는 극 사실성, 극 현장성, 극 서정성을 띠며 시의 본질인 즉흥성, 의외성, 순간성, 응축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디지털 바람을 타고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중앙일보,2007.10.26 ,김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