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시의 향기410

[애송 동시 - 제 30 편] 잡초 뽑기-하청호 [애송 동시 - 제 30 편] 잡초 뽑기-하청호 풀을 뽑는다 뿌리가 흙을 움켜쥐고 있다. 흙 또한 뿌리를 움켜쥐고 있다. 뽑히지 않으려고 푸들거리는 풀 호미 날이 칼 빛으로 빛난다. 풀은 작은 씨앗 몇 개를 몰래 구덩이에 던져 놓는다. 〈1986〉 ▲ 일러스트=윤종태 시평 대지의 품속에선 그들도 생명체 잡초.. 2008. 6. 14.
김수영 40주기-40명의 시인들 40편의 시를 바치다 그는 우리들 詩의 뿌리…좌절의 밤을 지새우게 한 고통 한국 모더니즘 시의 뿌리가 된 시인 김수영(1921~1968)의 40주기 40명의 시인들 40편의 시 《6월 16일/그대 제일(祭日) 맞아 무덤에 간 적 있었지/소로 변 나무들이 거꾸로 울부짖던 소릴 들은 것도 같았지/짧은 길이 너무도 멀어/여전히 큰 눈 떨구고/멀.. 2008. 6. 13.
[애송 동시 - 제 29 편] 누가 누가 잠자나-목일신 [애송 동시 - 제 29 편] 누가 누가 잠자나-목일신 넓고 넓은 밤하늘엔 누가 누가 잠자나 하늘나라 아기별이 깜빡깜빡 잠자지. 깊고 깊은 숲 속에선 누가 누가 잠자나 산새 들새 모여앉아 꼬빡꼬빡 잠자지. 포근포근 엄마 품엔 누가 누가 잠자나 우리아기 예쁜 아기 새근새근 잠자지. 〈1933〉 ▲ 일러스트 .. 2008. 6. 13.
[현대시 100년-사랑의 詩]김지하-줄탁(22) [현대시 100년-사랑의 詩] 김지하-줄탁 시평 사랑의 때는 언제인가? 여기 사랑이 탄생하는 시간에 대한 예감을 만날 수 있다. '저녁 몸'은 몸이 한낮의 열도를 뒤로하고 스스로 안으로 접어드는 때, 혹은 소멸의 시간을 준비하는 때, 그 시간에 '회음부'와 '가슴 복판', '배꼽'과 '뇌' 속에서도 '새파란 별'.. 2008. 6. 12.
[애송 동시 - 제 28 편] 하느님에게-박두순 [애송 동시 - 제 28 편] 하느님에게-박두순 때맞춰 비를 내리시고 동네 골목길을 청소해 주셔서 고마워요. 그런데 가슴아픈 일이 있어요. 개미네 집이 무너지는 것이지요. 개미네 마을은 그냥 두셔요. 구석에 사는 것만 해도 불쌍하잖아요 가끔 굶는다는 소식도 들리는데요. ▲ 일러스트=윤종태 시평 우.. 2008. 6. 12.
[애송 동시 - 제 27 편] 손을 기다리는 건-신형건 [애송 동시 - 제 27 편] 손을 기다리는 건-신형건 손을 기다리는 건 어제 새로 깎은 연필, 내방문의 손잡이, 손을 기다리는 건 엘리베이터의 9층 버튼, 칠판 아래 분필가루투성이 지우개, 때가 꼬질꼬질한 손수건, 애타게 손을 기다리는 건 책상 틈바구니에 들어간 30센티미터 뿔자, 방구석에 굴러다니는 .. 2008. 6. 11.
[애송 동시 - 제 26 편] 상 어-최승호 [애송 동시 - 제 26 편] 상 어-최승호 어쩌지 상어가 창문을 물어뜯으면 어쩌지 상어가 침대를 물어뜯으면 어쩌지 상어가 지붕을 물어뜯으면 어쩌지 상어가 비행기를 물어뜯으면 어! 상어가 해님을 물어뜯었어 (2006) ▲ 일러스트 윤종태 시평 아이들이 말을 배우는 과정은 언제 봐도 새삼스럽고 신기하.. 2008. 6. 10.
[애송 동시 - 제 25 편] 강아지풀-김구연 [애송 동시 - 제 25 편] 강아지풀-김구연 오요요 오요요 불러볼까요. 보송보송 털 세우고 몸을 흔드는. 강아지풀 강아지풀 불러 볼까요. 〈1988년〉 ▲ 일러스트=양혜원 시평 "오요요" 소리에 꼬리 흔드는 강아지풀 "오요요/ 오요요"는 어미가 제 새끼를 부를 때, 혹은 집에서 기르는 동물을 부를 때 내는 .. 2008. 6. 9.
[애송 동시 - 제 24 편] 꼬까신-최계락 [애송 동시 - 제 24 편] 꼬까신-최계락 개나리 노오란 꽃 그늘 아래 가즈런히 놓여 있는 꼬까신 하나 아가는 사알짝 신 벗어 놓고 맨발로 한들한들 나들이 갔나 가즈런히 기다리는 꼬까신 하나 ▲ 일러스트 윤종태 시평 이미 숙명이 되어버린 고독한 눈물… 최계락(1930~1970)은 진주에서 출생해 주로 부산.. 2008. 6. 7.
[현대시 100년-사랑의 詩]신경림-가난한 사랑 노래(21) [현대시 100년-사랑의 詩] 신경림-가난한 사랑 노래 1980년대의 한 노동자, 이웃의 가난한 한 젊은이가 절규한다.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두려움을, 그리움을, 아, 나의 사랑을 왜 모르겠는가. 시평 "가난하기 때문에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고 그가 제 마음에 못을 박을 때, 어둠이 가장 깊어져 불.. 2008. 6. 6.
천재시인 이상의 유일한 동화로 알려진 ‘황소와 도깨비’ 천재시인 이상의 유일한 동화로 알려진 ‘황소와 도깨비’ -사실… 이상 작품 아니다 천재 시인 이상(1910∼1937)이 남긴 유일한 동화로 알려진 '황소와 도깨비'는 과연 그의 작품일까. 일본 근대 동화 연구자인 김영순(건국대 동화와번역연구소 연구원)씨는 최근 출간된 일본 동화작가 도요시마 요시오(1.. 2008. 6. 6.
[애송 동시 - 제 23 편] 따오기-한정동 [애송 동시 - 제 23 편] 따오기-한정동 보일듯이 보일듯이 보이지 않는 따옥따옥 따옥소리 처량한 소리 떠나가면 가는 곳이 어디 메이뇨 내 어머니 가신 나라 해돋는 나라 잡힐듯이 잡힐듯이 잡히지 않는 따옥따옥 따옥소리 처량한 소리 떠나가면 가는 곳이 어디 메이뇨 내 아버지 가신 나라 달돋는 나.. 2008. 6. 6.
[애송 동시 - 제 22 편] 반 달-윤극영 [애송 동시 - 제 22 편] 반 달-윤극영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 은하수를 건너서 구름 나라로 구름 나라 지나서 어디로 가나 멀리서 반짝반짝 비치이는 건 샛별이 등대란다 길을 찾아라 ▲ 일러스트=윤종.. 2008. 6. 5.
[애송 동시 - 제 21 편] 문구멍-신현득 [애송 동시 - 제 21 편] 문구멍-신현득 빠꼼 빠꼼 문구멍이 높아간다. 아가 키가 큰다. (1959) ▲ 일러스트=양혜원 시평 아기의 호기심에 문은 어느새 빠꼼 빠꼼 〈문구멍〉은 195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가작으로 입선한 동시다. 빠꼼 빠꼼 문구멍이 나 있다. 누가 문구멍을 뚫었나 했더니 저 호기심이 왕.. 2008. 6. 4.
[애송 동시 - 제 20 편] 소년-윤동주 [애송 동시 - 제 20 편] 소년-윤동주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놓고 나뭇가지 위에 하늘이 펼쳐 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려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뜻한 볼을 씻어 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다시.. 2008. 6. 3.
[애송 동시 - 제 19 편] 개구리-한하운 [애송 동시 - 제 19 편] 개구리-한하운 가갸 거겨 고교 구규 그기 가. 라랴 러려 로료 루류 르리 라. (1949) ▲ 일러스트 양혜원 시평 소록도 가는 길… 개구리 讀經 소리 가득하구나 한하운(1919~1975)은 함경남도 함주 태생으로 본명은 태영(泰永)이다. 한때 경기도청의 공무원이었는데, 한센병을 얻어 고향.. 2008. 6. 2.
[애송 동시 - 제 18 편] 나무 속의 자동차-오규원 [애송 동시 - 제 18 편] 나무 속의 자동차 - 봄에서 겨울까지 2-오규원 뿌리에서 나뭇잎까지 밤낮없이 물을 공급하는 나무 나무 속의 작고작은 식수 공급차들 뿌리 끝에서 지하수를 퍼 올려 물탱크 가득 채우고 뿌리로 줄기로 마지막 잎까지 꼬리를 물고 달리고 있는 나무 속의 그 작고작은 식수 공급차.. 2008. 5. 31.
[현대시 100년-사랑의 詩]박두진-도봉(20) [현대시 100년-사랑의 詩] 박두진-도봉 우리 시사에서 이육사 유치환과 함께 남성적 음역을 뚜렷이 개척해 온 혜산 박두진이, 매우 드물게 존재론적 고독과 사랑의 비애를 노래한 초기 명편이다. 박목월 조지훈과 함께 펴낸 '청록집'(1946년)에 실려 있는 이 아름다운 시편은 '산새'도 '구름'도 '인적'도 모.. 2008. 5.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