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의 향기410 [애송 동시 - 제 2 편] 풀잎2-박성룡 [애송 동시- 제 2 편] 풀잎2-박성룡 풀잎은 퍽도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어요. 우리가 '풀잎'하고 그를 부를 때는, 우리들의 입 속에서 푸른 휘파람 소리가 나거든요. 바람이 부는 날의 풀잎들은 왜 저리 몸을 흔들까요. 소나기가 오는 날의 풀잎들은 왜 저리 또 몸을 통통거릴까요. 풀잎은, 퍽도 아름다운 .. 2008. 5. 13. 소월과 그의 시세계 소월과 그의 시세계 ‘소월’ 에 대하여 전체보기 본명은 廷湜이고 필명/아호는 素月이다. 고향(본적)은 평안북도 정주군 곽산면 남서동(일명 남산동) 569번지이다. 평안북도 구성군 구성면 왕인동 외가에서 1902년 9월 7일(음력으로 8월 6일) 태어나다. 북한ㆍ연변 자료에 의하면, 소월의 출생년도는 1903.. 2008. 5. 12. [애송 동시 - 제 1 편] 고향의 봄-이원수 [애송 동시 - 제 1 편] 고향의 봄-이원수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대궐 차리인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꽃동네 새 동네 나의 옛 고향 파란 들 남쪽에서 바람이 불면 냇가에 수양버들 춤추는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 일러스.. 2008. 5. 12. 현대시 100년 연속 기획…한국인의 애송 童詩 현대시 100년 연속 기획…한국인의 애송 童詩 "동시는 단순해 보이지만 성인시 못지 않은 감동" 매일 아침 '동심의 창'을 열어요 "한국 현대시 100년을 여는 첫 작품으로 꼽히는 최남선의 〈해에게서 소년에게〉가 1908년 《소년》에 실렸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우리 현대시의 출발을 알리는 작품이 .. 2008. 5. 12. [현대시 100년-사랑의 詩]오규원-비가 와도 젖은 者는(17) [현대시 100년-사랑의 詩] 오규원 - 비가 와도 젖은 者는 시평 고대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우리는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고 말했다. 시간의 일회성과 불가역성(不可逆性), 인간 존재의 유한함을 명료하게 요약한 말이 아닐 수 없다. 그렇게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다가왔다가 .. 2008. 5. 8. '애송시 100편' 연재를 마치며 '애송시 100편' 연재를 마치며 "대학 강의실 교재로 삼을 정도로 호평" / 경제인 친목 모임에서도 "詩강연 해달라" '詩의 달' '詩의 도시' 선포한 지자체도 한국현대시 100주년을 맞아 조선일보가 연재한 '현대시 100년…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시 100편' 시리즈가 5월 5일 김영랑의 시 '모란이 피기까지는'.. 2008. 5. 5. [애송시 100편-제100편] 모란이 피기까지는-김영랑 [애송시 100편-제100편] 모란이 피기까지는-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둘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 2008. 5. 5. 시대의 옆 모습을 찰칵 포착한 시집들 시대의 옆 모습을 찰칵 포착한 시집들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방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 유치환의 ‘행복’중에서> 만년필로 쓱쓱 거리며 백지위에 내 마음을 일필휘지로 적.. 2008. 5. 3. [애송시 100편-제99편] 저문 강에 삽을 씻고-정희성 [애송시 100편-제99편] 저문 강에 삽을 씻고-정희성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우리가 저와 같아서 일이 끝나 저물어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스스로 깊어가는 강을 보며 쭈그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 나는 돌아갈 뿐이다 삽자루에 맡긴 한 생애가 이렇게 저물고, 저물어서 샛강바닥 .. 2008. 5. 3. [애송시 100편-제98편] 오산 인터체인지-조병화 [애송시 100편-제98편] 오산 인터체인지-조병화 자, 그럼 하는 손을 짙은 안개가 잡는다 넌 남으로 천 리 난 동으로 사십 리 산을 넘는 저수지 마을 삭지 않는 시간, 삭은 산천을 돈다 등(燈)은, 덴막의 여인처럼 푸른 눈 긴 다리 안개 속에 초초히 떨어져 서 있고 허허들판 작별을 하면 말도 무용해진다 어.. 2008. 5. 2. [애송시 100편-제97편] 맨발 - 문태준 [애송시-제97편] 맨발 - 문태준 어물전 개조개 한마리가 움막 같은 몸 바깥으로 맨발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 죽은 부처가 슬피 우는 제자를 위해 관 밖으로 잠깐 발을 내밀어 보이듯이 맨발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 펄과 물속에 오래 담겨 있어 부르튼 맨발 내가 조문하듯 그 맨발을 건드리자 개조개는 최초.. 2008. 5. 1. [애송시 100편-제96편] 비망록-김경미 [애송시 100편-제96편] 비망록-김경미 햇빛에 지친 해바라기가 가는 목을 담장에 기대고 잠시 쉴 즈음. 깨어보니 스물네 살이었다. 신(神)은, 꼭꼭 머리카락까지 졸이며 숨어있어도 끝내 찾아주려 노력하지 않는 거만한 술래여서 늘 재미가 덜했고 타인은 고스란히 이유 없는 눈물 같은 것이었으므로. 스.. 2008. 4. 30. [애송시 100편-제95편] 인파이터 - 코끼리군의 엽서, 이장욱 [애송시 100편-제95편] 인파이터 - 코끼리군의 엽서, 이장욱 저기 저, 안전해진 자들의 표정을 봐. 하지만 머나먼 구름들이 선전포고를 해온다면 나는 벙어리처럼 끝내 싸우지. 김득구의 14회전, 그의 마지막 스텝을 기억하는지. 사랑이 없으면 리얼리즘도 없어요 내 눈앞에 나 아닌 네가 없듯. 그런데, 사.. 2008. 4. 29. [애송시 100편-제94편] 가지가 담을 넘을 때-정끝별 [애송시 100편-제94편] 가지가 담을 넘을 때-정끝별 이를테면 수양의 늘어진 가지가 담을 넘을 때 그건 수양 가지만의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얼굴 한번 못 마주친 애먼 뿌리와 잠시 살 붙였다 적막히 손을 터는 꽃과 잎이 혼연일체 믿어주지 않았다면 가지 혼자서는 한없이 떨기만 했을 것이다 한 닷새 내.. 2008. 4. 28. 한국 현대시 백년-시인들이 좋아하는 한국 애송명시 한국 현대시 백년…시인들이 뽑은 '애송시' ◇ 시인들이 좋아하는 한국 애송명시 (한국시인협회 엮음, 문학세계사)=2004년 계간 ‘시인세계’가 246명의 시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뽑은 애송시를 모았다. 가장 좋아하는 시로 뽑힌 김춘수의 ‘꽃’, 2위로 뽑힌 윤동주의 ‘서시’ 등 50여 편. ◇ 시인협.. 2008. 4. 27. [애송시 100편-제93편] 감나무-이재무 [애송시 100편-제93편] 감나무-이재무 감나무 저도 소식이 궁금한 것이다 그러기에 사립 쪽으로는 가지도 더 뻗고 가을이면 그렁그렁 매달아놓은 붉은 눈물 바람결에 슬쩍 흔들려도 보는 것이다 저를 이곳에 뿌리박게 해놓고 주인은 삼십년을 살다가 도망 기차를 탄 것이 그새 십오년인데…… 감나무 저.. 2008. 4. 26. [현대시 100년-사랑의 詩]서정주-대낮(16) [현대시 100년-사랑의 詩]서정주 ‘대낮’ 일러스트레이션=김수진 기자 시평 여기 들끓는 청춘의 몸이 있다. 하나의 몸이 다른 하나의 몸을 부른다. 달아나면서 부르는 몸은 강렬한 매혹의 이미지이다. 아편의 종류인 ‘핫슈’처럼 치명적인 도취와 환각의 상태로 유인한다. 청춘의 관능은 매우 위험하.. 2008. 4. 25. [애송시 100편-제92편] 참깨를 털면서-김준태 [애송시 100편-제92편] 참깨를 털면서-김준태 산그늘 내린 밭 귀퉁이에서 할머니와 참깨를 턴다. 보아하니 할머니는 슬슬 막대기질을 하지만 어두워지기 전에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젊은 나는 한번을 내리치는 데도 힘을 더한다. 세상사에는 흔히 맛보기가 어려운 쾌감이 참깨를 털어대는 일엔 희한하게.. 2008. 4. 25. 이전 1 ··· 10 11 12 13 14 15 16 ··· 2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