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의 향기410 [애송시 100편-제25편] 잘 익은 사과 - 김혜순 [애송시 100편-제25편] 잘 익은 사과 - 김혜순 백 마리 여치가 한꺼번에 우는 소리 내 자전거 바퀴가 치르르치르르 도는 소리 보랏빛 가을 찬바람이 정미소에 실려온 나락들처럼 바퀴살 아래에서 자꾸만 빻아지는 소리 처녀 엄마의 눈물만 받아먹고 살다가 유모차에 실려 먼 나라로 입양 가는 아가의 뺨.. 2008. 2. 1. 그저 시를 위해 시를 쓴다 하라 - 안병찬 그저 시를 위해 시를 쓴다 하라 - 안병찬 시인 "그저 시를 위해 시를 쓴다 하라" 詩는 詩人만의 것이 아니며 시인의 전유물이 될 수 없다. 누구나 시를 쓸 수 있으며 굳이 글로 옮기지 않더라도 자연과 삶과 그에 나타나는 모든 현상은 詩인 것이다. 그러한 면에서 볼 때 시인은 시를 옮기는 도구이며 모.. 2008. 1. 31. 단 한 편의 시 - 유자효 시인 단 한 편의 시 - 유자효 (시인, 시조월드 편집인) 시는 말씀 언(言)과 절 사(寺)자로 짜여져 있다. 즉 '말씀의 절'이란 뜻이겠다. 그만큼 경건하고 정제된 말씀이 '시'란 뜻이겠다. 시의 경건성을 천착해 올라가면 종교적 경지에 이른다. 공자는 시를 '사무사(思無邪)'라고 했다. 삿된 것이 없는 생각이 '시'.. 2008. 1. 31. [애송시 100편-제24편] 산문(山門)에 기대어 - 송수권 [애송시 100편-제24편] 산문(山門)에 기대어 - 송수권 누이야 가을산 그리메에 빠진 눈썹 두어 낱을 지금도 살아서 보는가 정정(淨淨)한 눈물 돌로 눌러 죽이고 그 눈물 끝을 따라 가면 즈믄 밤의 강이 일어서던 것을 그 강물 깊이깊이 가라앉은 고뇌의 말씀들 돌로 살아서 반짝여오던 것을 더러는 물 속에.. 2008. 1. 31. 디카시(dica-poem) - 새로운 시 장르 '디카 영상과 문자 결합' 잡지 <디카시> 창간 ‘디카시(dica-poem)’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시 장르 ▲ 도서출판 '디카시'는 반년간 정기간행물 <디카시>를 창간했다. 그동안 두번 나온 무크지 <디카시 마니아>에서 '마니아'를 빼고 새로운 잡지가 만들어진 것이다. ⓒ 윤성효 정기간행물 <.. 2008. 1. 30. 김춘수의 꽃 - 시인들 최고 애송시 시인들 최고 애송시는 ‘김춘수의 꽃’ 시인별로는 서정주의 시가 가장 많이 애송 현역 시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는 김춘수의 ‘꽃’, 가장 애송하는 시인은 서정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시전문 계간지 ‘시인세계’ 가을호(2004)에 실린 기획특집 ‘시인들이 좋아하는 애송시’에 따르면 국내 현.. 2008. 1. 30. [애송시 100편-제23편]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백석 [애송시 100편-제23편]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 백석 어느 사이에 나는 아내도 없고, 또 아내와 같이 살던 집도 없어지고, 그리고 살뜰한 부모며 동생들과도 멀리 떨어져서, 그 어느 바람 세인 쓸쓸한 거리 끝에 헤매이었다. 바로 날도 저물어서, 바람은 더욱 세게 불고, 추위는 점점 더해 오는데, 나는 .. 2008. 1. 30. 무의미 시란 무엇인가 ― 임보 '무의미 시'란 무엇인가―김춘수 시인을 애도하며 / 임보 무의미(無意味)의 시 세상 만물이 다 그렇지만 시도 시대와 사회에 따라 끊임없이 변모해 간다. 신라의 향가와 오늘의 현대시는 그야말로 천양의 차이가 있다. 아니 1920년대의 시와 1930년대의 시가 같지 않다. 동일한 시대에서도 또한 지역에 따.. 2008. 1. 29. [애송시 100편-제22편] 푸른 곰팡이-산책시1, 이문재 [애송시 100편-제22편] 푸른 곰팡이-산책시1 - 이문재 아름다운 산책은 우체국에 있었습니다 나에게서 그대에게로 편지는 사나흘을 혼자서 걸어가곤 했지요 그건 발효의 시간이었댔습니다 가는 편지와 받아볼 편지는 우리들 사이에 푸른 강을 흐르게 했고요 그대가 가고 난 뒤 나는, 우리가 잃어버린 소.. 2008. 1. 29. [애송시 100편-제21편] 귀천 - 천상병 [애송시 100편-제21편] 귀천 -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1979> .. 2008. 1. 28. 한국 애송시 100편과 100선의 세계명화가 있는 풍경 [시인 100명 - 명화 100편] 한국 애송시 100편과 100선의 세계명화가 있는 풍경 시와 세계명화의 상큼한 만남… 한소운씨 '한국 애송시 100편‥' 시는 인간의 영혼이며 우리의 영혼을 맑게 해준다. 시는 곧 인간이다. 시가 있어 인간은 사유하고, 인간에게 시는 청량제이다. 시를 읽는 다는 것은 감상을 너머 .. 2008. 1. 26. [애송시 100편-제20편] 삽, 정진규 [애송시 100편-제20편] 삽 - 정진규 삽이란 발음이, 소리가 요즈음 들어 겁나게 좋다 삽, 땅을 여는 연장인데 왜 이토록 입술 얌전하게 다물어 소리를 거두어들이는 것일까 속내가 있다 삽, 거칠지가 않구나 좋구나 아주 잘 드는 소리, 그러면서도 한군데로 모아지는 소리, 한 자정(子正)에 네 속으로 그렇.. 2008. 1. 26. 시의 열봉우리 -정진명 시인 [한국시의 10 봉우리] - 정진명 시인 1.시와 정신 시집을 읽는 것은 시인의 정신을 만나는 일이다. 이 점을 잊을 때 가끔은 상상이 시의 전부가 아닐까 하는 착각에도 빠져들지만, 상상력은 연과 같아서 지상에 드리운 끈이 끊어지면 아무 것도 아니게 된다. 그런데 나는 시집을 읽을 때마다 꼭 등산을 하.. 2008. 1. 25. [현대시 100년-사랑의 詩] 황동규 - 소곡3 (04) [현대시 100년-사랑의 詩] 황동규 - 소곡3 내 마음 안에서나 밖에서나 혹은 뒤에서나 당신이 언제나 피어 있었기 때문에 나는 끝이 있는 것이 되고 싶었읍니다. 선창에 배가 와 닿듯이 당신에 가까워지고 언제나 떠날 때가 오면 넌즛이 밀려나고 싶었읍니다. 아니면 나는 아무것도 바라고 있지 않았던 것.. 2008. 1. 25. [애송시 100편-제19편] 겨울 바다,김남조 [애송시 100편-제19편] 겨울 바다 - 김남조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미지(未知)의 새 보고 싶던 새들은 죽고 없었네 그대 생각을 했건만도 매운 해풍에 그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버리고 허무의 불 물이랑 위에 불붙어 있었네 나를 가르치는 건 언제나 시간 끄덕이며 끄덕이며 겨울 바다에 섰었네 남은 날은 .. 2008. 1. 25. [애송시 100편-제18편] 님의 침묵 - 한용운 [애송시 100편-제18편] 님의 침묵 - 한용운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야 난 적은 길을 걸어서 참어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든 옛 맹서는 차디찬 띠끌이 되야서, 한숨의 미풍에 날어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쓰'의 추억.. 2008. 1. 24. 우리는 왜 시를 사랑하는가-정호승 시인 우리는 왜 시를 사랑하는가 우리들은 누구나 가슴에서 치솟아 오르는 시의 덩어리들을 하나씩 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남북의 정상이 만나는 순간 그 자체가 하나의 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정도의 감격이 있는 시를 우리가 평생 동안에 한편이라도 쓸 수 있다면 얼마나 큰 기.. 2008. 1. 22. [애송시 100편-제17편] 별들은 따뜻하다 , 정호승 [애송시 100편-제17편] 별들은 따뜻하다 - 정호승 하늘에는 눈이 있다 두려워할 것은 없다 캄캄한 겨울 눈 내린 보리밭길을 걸어가다가 새벽이 지나지 않고 밤이 올 때 내 가난의 하늘 위로 떠오른 별들은 따뜻하다 나에게 진리의 때는 이미 늦었으나 내가 용서라고 부르던 것들은 모든 거짓이었으나 북.. 2008. 1. 22. 이전 1 ··· 17 18 19 20 21 22 2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