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과 삶의 향기/발표 작품33 독을 차고 - 김영랑 독(毒)을 차고 - 김영랑 내 가슴에 독(毒)을 찬 지 오래로다. 아직 아무도 해(害)한 일 없는 새로 뽑은 독 벗은 그 무서운 독 그만 흩어버리라 한다. 나는 그 독이 선뜻 벗도 해할지 모른다 위협하고, 독 안 차고 살어도 머지 않아 너 나 마주 가버리면 억만 세대(億萬世代)가 그 뒤로 .. 2011. 5. 9. 운수 좋은 날 / 김동기 운수 좋은 날 삼 년 만의 봄나들이 아내의 체크 무늬 숄더 백 장롱 속 남은 가방들이 너, 오늘 간택 받았구나 눈짓하네 함박웃음 숨긴 채 개나리, 벚꽃과 도란도란 속살거리며 세상구경 정신없네 하필 작달비가 시샘하여 물에 빠진 생쥐꼴! 귀가 후 장롱 속 친구들에게 오늘 운수 사납다 * 작달비 : 장대.. 2011. 5. 8. 윤동주와 정지용 짝사랑에 빠지다 윤동주와 정지용 짝사랑에 빠지다 강서문단 제5호(2010) 머나먼 교토(京都) 땅에서 윤동주와 정지용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밤잠을 설쳤다. 어느새 버스는 도시샤(同志社)대학 서문 앞에 멈추었다.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 수위실에서 캠퍼스 안내도와 시비 소책자를 받고 동주형이 매일 거닐었을 길을 .. 2010. 2. 27. 호류지에 활짝 핀 금당벽화 호류지에 활짝 핀 금당벽화 간사이 공항에서 1시간 정도 버스로 달려 나라현으로 들어갔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한적하고 좁은 시골길 양옆으로 아직 채 수확하지 못한 무와 배추포기가 덩그렇게 남아있고 그 뒤로 일본의 전통이 고스란히 살아 숨쉬고 있는 2층 기와집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는 듯 열.. 2010. 2. 27. 이비야 온다 이비야 온다 올해는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경술국치(庚戌國恥)’ 100주년이다. 한일 강제병합 100주년을 맞은 새해 첫 달 일본을 여행한다는 것은 매우 뜻 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관계에서 벗어나 일본을 제대로 알 수 있는 계기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에 벌써부터 설.. 2010. 2. 27. 임시정부 발자취를 찾아서 중국속의 작은 한국 임시정부 발자취를 찾아서 중국은 2008년 베이징(北京) 올림픽을 개최하여 13억 중국 대륙의 100년만의 꿈을 이루고 세계 속의 중국의 위상을 확인한데 이어 2010년에는 상하이(上海) 엑스포(세계박람회)를 계기로 또 한 번 중화민족의 부흥을 세계에 알리려 하고 있다. 중국 속담에 “1.. 2010. 2. 12. 미당 서정주 시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미당 서정주 시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문학서울 14호(2011) 최근 일제의 식민 지배에 협력한 친일 인사들의 행적을 수록한 ‘친일인명사전’이 발간되어 미당 서정주(1915~2000)는 친일파 시인으로 분류, 수록되어 이제 피할 수 없는 친일파시인으로 낙인이 찍혔다. 그 와중에 동국대가 대학원 신입생 모.. 2010. 2. 8. 루저녀 오호통재라! 루저녀, 오호통재라! 얼마 전 모 방송국의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한 한 여대생이 “키가 180센티미터가 되지 않는 남자는 루저(loser)다” 라는 발언을 해서 큰 파문이 일고 있다. 방송이 외모지상주의를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조장한다며 시청자와 네티즌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또한 인터넷 포털 사.. 2010. 2. 7. 스승의 기도 스승의 기도 주여! 미명의 새벽 등굣길 그저 책과 씨름하는 아이들에게 하루를 지탱해 줄 아침밥을 거르지 않게 하시고 교문아래 언덕길에도 지친 몸의 허리를 일으켜 활기차고 우렁차게 인사하게 하소서 어김없는 아침 조례시간도 흐린 눈동자가 아니라 초롱초롱 빛나는 눈동자를 간직하게 하여서 .. 2010. 2. 7. 아직 끝나지 않은 사랑 아직 끝나지 않은 사랑 한국교원공제회 교육가족의 다락방 결혼 20주년이 되면 도혼식이라 한다. 질그릇 같은 투박한 삶을 살아온 부부를 기념하기 위해서다. 벌써 교사생활 20년을 맞이하고 두 해 후면 지천명에 접어든다. 계절로 말하면 늦가을에 접어든 인생인 셈이다. 10년이면 강산도 .. 2010. 2. 7. 서호에 취하고 서당에 반하다 서호에 취하고 서당에 반하다 국어교육 2010년 1,2월호(91호) “항주에 서호가 없었다면 항주를 갈 이유가 없다” 신종플루의 위험이 도사리는 초여름 상하이(上海)를 거쳐 항저우(杭州)의 서호(西湖)와 서당(西塘)을 찾았다. 서호에 도착하자마자 갑자기 회오리바람이 일며 시커먼 먹구름이 태양을 집어 .. 2010. 1. 8. 고목위의 개미 고목위의 개미 서울교육 2009 겨울호(196호) 만산홍엽(滿山紅葉)의 계절, 보이는 것 모두가 한 폭의 수채화 같은 제법 한적한 가을 산을 터벅터벅 걸으며 생수를 과실주인양 음미하면서 천천히 들이마신다. 가슴 한편에 켜켜이 쌓여 꿈틀대는 일상과 번잡하고 감각적인 도시에서 벗어나 모처럼 친구들과 .. 2010. 1. 8. 아재와 방패연 아재와 방패연 한국크리스천문학 43호(겨울) 눈발이 세차게 날리는 그해 겨울, 멀리서 수요 예배를 알리는 교회당의 쇠북(鍾)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오고 빨갛게 잘 익은 사과 같은 해가 뉘엿뉘엿 안산으로 떨어진다. 추운 바깥 풍경과는 달리 사랑방 정지에서는 가마솥에 김이 모락모락 나며 소여물 쑤.. 2010. 1. 7. 윤동주 시인을 기리는 땅집 윤동주 시인을 기리는 땅집 -윤동주의 하늘과 땅과 별을 기리는 집- 강서문단 3호(2009.12.30) 푸른솔문학 6호(2010.3.26) 윤동주 시인은 북간도 명동촌에서 태어나 일본으로 건너간 뒤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생을 마쳤다. 그의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국민 애송시가 되었으며 김소월과 함께 한.. 2010. 1. 7. 동화 같은 세상 동화 같은 세상 아이들과 어르신들의 천국 영신의 아침 3호(2009.10) 방화역(5호선)에서 근린공원 쪽으로 길을 걷다 보면 길꽃 도서관 대각선 맞은편 오피앙 상가 1층에 자리 잡은 <동화마을 잔칫날>이 눈에 들어온다. 국수를 먹으로 온 손님들이 12평 남짓한 가게에 가득 차서 길가로 길게 줄을 선 모.. 2009. 9. 14. 이전 1 2 다음